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줄기 능소화가 아닌 나무 능소화도 있나?"

이번 여름꽃은 건물 옆 화단에 심어져 화사함을 뽐내고 있는 능소화를 소개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산과 미국산, 이 둘을 교접한 것들이 있습니다.

꽃의 색상은 연한 주황색(중국)과 주홍색(미국)입니다. 화관(꽃의 외형)은 5개의 꽃잎이 갈라져 있어 정면에서 보면 작은 나팔꽃과 같고 옆에서 보면 깔때기 모양입니다. 6월 하순~9월에 하늘을 향해 나팔을 부는 모양으로 피는데 대체로 8월에 만개합니다.

꽃말은 명예, 영광, 여성입니다.

아래 사진은 '덩굴에서 피는' 중국산이 아닌 '나무 줄기에서' 핀 미국산으로 보입니다.

꽃의 색상은 주홍색이고 꽃잎의 원이 작고 꽃술 대롱은 깁니다. 줄기 끝순에 여러 송이가 모여서 피는 것이 특징입니다.

절정의 여름을 소리 높여 외치듯 주홍색 능소화가 나무에서 피어 있다. 줄기 끝순에 여러 송이가 모여서 피는 것으로 보아 일반 능소화, 즉 중국산이 아닌 미국산으로 여겨진다.

참고로 중국이 원산인 능소화는 덩굴이 흡착근을 이용해 담벼락 등을 타고 오르고 덩굴에서 주황색 꽃이 핍니다. 꽃술 안은 노란색을 띱니다. 토담 위의 능소화는 꽤 운치 있지요.

꽃은 위에서 아래로 처지며 지그재그 좌우로 꽃순이 돋아난 뒤 핍니다. 꽃잎이 넓고 꽃술의 대롱이 짧고 꽃받침은 진녹색을 띱니다.

주황색 능소화 자태가 꽤 화사하다.

꽃의 모습이 나팔을 부는 듯 하늘을 향하고 있다.

줄기 끝에 모여피어 트럼펫으로 외침을 분출하는 모습이다.

7월의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화사로움을 발산하고 있다.

줄기 끝에서 여러 꽃이 모여 활짝 피었다.

흐드러지게 핀 꽃잎 안에 개미인지 벌레가 들어섰다. 달콤한 냄새 때문이 아닌가 한다.

푸르름이 최고조인 잎사귀 중간 군데 군데 주황색 능소화들이 활짝 피어 한여름 운치가 그만이다. 이상 정기홍 기자

■ 능소화 전설 및 일화

어느 왕조에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는데 왕의 사랑을 받다가 어느 날부터 왕이 찾지 않자 왕을 그리워하며 담장을 서성이다 죽었습니다. 소화가 죽기 전에 담장가에 묻혀 왕을 기다리겠다는 유언을 해 담장가에 묻었는데 그 자리에서 꽃 한 송이가 피었답니다.

궁녀 이름인 '소화'를 따 '능소화'라고 이름지었다네요.

소화 이름을 딴 능소화의 능은 언덕 능(陵)으로 짐작됩니다. 유추하자면 소화가 살아생전 담장 너머로 왕을 기다렸다는 점에서 언덕과 연결되고, 능소화 줄기가 담장으로 기어오른다는 점에서는 담장 위에서 꽃을 피워 왕을 기다린다는 의미와 연관됩니다.

꽃말이 '그리움'이고, 시 구절에도 님을 그리워하는 꽃으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능소화(凌霄花)는 한자로 능가할 능(凌), 하늘 소(霄), 꽃 화(花), 즉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란 뜻입니다. 옛날 양반들이 좋아해 '양반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염집(일반 가정집)에서 심었다가 곤장을 맞았다는, 권세의 꽃으로 평민 집안에선 감히 심지 못했다고 합니다.

장원급제한 뒤 귀향길에 머리 위의 화관에 꽂아 '어사화(御史花)'라고도 불렀답니다. 꽃말 '명예'와 연관됩니다.

전설이나 이름을 지은 연유나 모두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란 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기생꽃'으로도 불리는데 꽃이 질 때, 화사한 모습 그대로 떨어진다는 뜻에서 기생의 정조(貞操)를 빗댄 이름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뚝 떨어지는 꽃은 동백꽃과 목련도 있습니다.


■능소화 더 알기

능소화는 덩굴에서만 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종류가 다양합니다. 당연히 꽃의 모양과 색상도 미세하게 차이가 있겠지요. 교접종이 많다는 얘기가 됩니다.

줄기가 아닌 나무에 피는 꽃으로는 개오동나무, 미국능소화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덩굴성 식물은 아니지만 능소화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모양으로 꽃을 피웁니다.

개오동나무는 능소화와 마찬가지로 여름에 나팔(트럼펫) 모양의 꽃을 피웁니다. 꽃의 색깔은 흰색이나 연한 보라색을 띱니다.

미국능소화는 능소화와 같은 속의 식물로 꽃 모양이 능소화와 매우 흡사합니다. 다만 능소화보다 꽃이 조금 작고 색깔이 더 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