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계절은 벌써 낮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한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며칠 전만 해도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걸쳐 오르내리락하며 국지성 호우를 뿌리더니, 이젠 불볕더위입니다.

여름꽃 백합꽃도 정열의 날씨만큼이나 자태를 활짝 펼치고 있습니다. 앞서 '백합꽃(11-1)'에서 순백색의 백합꽃을 소개했는데 이번엔 연노란색 백합꽃입니다.

꽃의 이미지가 순결한 처녀를 상징하지만, 순백색과 연노랑색이 느낌을 많이 달리합니다. 그럼에도 꽃의 이미지는 깨끗하고 고아합니다.

향기는 소문대로 찐하게 진동을 합니다. 한 송이가 꽃밭 한 구석에 피어 있어도 향기가 온 마당에 가득 채울 정도로 짙습니다.

앞서 소개한 하얀 백합은 순수한 사랑, 순결,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해 깨끗함이 매력이지만 연노랑색(주황색 포함) 백합은 '핑크빛 사랑, 열정'을 의미합니다. 아파트 입구 작은 꽃밭에서 찍었습니다.

꽃봉오리 모습. 막 꽃잎을 열려는 참인가 보다.

작은 꽃망울, 큼직한 꽃봉오리, 활짝 핀 꽃 자태. 백합이 만들어낸 동시 모습이 작은 꽃밭을 매력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활짝 핀 연노랑 백합꽃 아래 꽃봉오리가 연노란색 속을 살포시 내보이며, 곧 자신의 차례임을 알리고 있다.

두 백합꽃이 활짝 꽃잎을 열어젖혔다. 화사하다.

꽃잎과 꽃술 모습.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롭다.

활짝 핀 연노랑 백합꽃이 오른쪽 초록색이 대비돼 우아함이 더 돋보인다.

활짝 핀 꽃 뒤로 길고 두둑한 꽃봉오리가 몸을 위로 세운 채 돋아나 있다.

백합꽃을 정면에서 찍었다. 우아함과 도도함이 함께 들어온다. 검은색(진한 갈색) 꽃술이 긴 게 특별해 보인다.

동시에 핀 연분홍 백합

건강한 쌍둥이마냥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는 백합. 우아함이 최고조이다. 이상 정기홍 기자

■ 백합 더 알기

백합꽃은 바소(vaso·그릇) 모양인데, 주로 숲과 수목의 그늘, 북향의 서늘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꽃은 큼지막하고 화피(花被·꽃받침과 꽃부리) 갈래는 6개 조각으로 떨어져서 나며 내면에 밀구(蜜溝)가 있습니다.

씨의 수명은 보통 3년입니다.

꽃의 느낌은 화사함입니다. 이런 아름다움에 백합은 예부터 세계 각지에서 진귀하게 여겨왔습니다.

땅속의 비늘줄기는 채소로 쓰는데 한의학에서는 백합과인 참나리의 비늘줄기를 약재로 사용합니다.

비늘줄기는 가을에 채취해 끓는 물에 약간 삶아 햇볕에 말립니다. 한약재 이름도 백합입니다.

백합 한약재는 달고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또 폐를 촉촉하게 만들어 기침을 멎게 해주고 찬 공기를 접하면 예민하게 기침을 하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마른 기침에 피가래가 나오는 병증상에도 활용합니다.

밤에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 편안히 잠들지 못할 때 복용해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신경 과민이나 정신 불안으로 인한 초초한 증세에 좋다는 뜻입니다.

이런 증상에 잘 들어 이를 '백합 질환'이라고 부른답니다. 백합병은 입안이 쓰고, 소변이 붉고, 맥박이 약간 빠르고, 열증을 수반합니다.

이 병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큰 병을 앓고 난 뒤 생기기도 한답니다. 특히 심장과 폐에 음액이 부족해지고 내열이 생기면 발생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갱년기증후군으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약으로는 생것을 먹지만 기침에 사용 때는 밀자(蜜炙·한약재를 꿀물에 담갔다가 굽는 것)를 해서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백합 500g에 꿀 30g 정도를 타서 약한 불에 물기가 없어지도록 졸인 연밀(煉蜜·약한 불에 물기가 없어지도록 졸인 꿀)을 복용합니다.

또한 이러한 백합병에는 백합지황탕이나 백합지모탕으로 처방해 먹으면 효험이 있습니다.

지황(地黃)과 지모(知母)는 화를 내리고 열을 식혀주며, 건조한 것을 촉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백합의 효능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