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 덕곡서원(서원장 허권수, 경상국립대 명예교수)은 지난 15일(음력 6월 21일) 을사년(乙巳年) 문회(文會)를 열었다고 밝혔다.
문회(文會)는 문인 또는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 평가하거나관련 행를 하는 모임이다.
이날 행사는 영남 지역의 유림 및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해 상견례, 알묘례(謁廟禮·종묘나 사당을 찾아 뵈는 예식), 강학(講學·학문을 익히고 배움), 시 창수(唱酬 ·시가나 문장을 지어 서로 주고받음), 복달임(삼복에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고 물가를 찾아가 더위를 식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문회에서 허권수 덕곡서원장은 “경남 유일의 퇴계 선생 한 분만을 모신 덕곡서원에서 선생의 유업을 기리고, 유림들의 친목 도모와 군민들의 건강과 화합을 기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래 전부터 이어온 의령의 전통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행사로 앞으로도 잘 계승해 발전시켜 지역문화 융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문회 하루 전날 도착, 덕곡서원에서 유숙(留宿·남의 집에서 묵음)한 김병일 도산서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퇴계 선생의 처가 향념(向念·향한 생각)과 의령 사랑은 각별하게 남달랐으며, 그로 인해 덕곡서원이 세워질 수 있었다”면서 “안동의 도산서원에서도 덕곡서원과 의령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동 박사의 집례로 알묘례(謁廟禮)를 드린 후 이어진 강회(講會)에서는 김종진 박사의 퇴계선생 시 강독, 유영춘 사문(斯文·유학자)의 경제잠(敬齊箴·주자의 '몸과 마음가짐을 경건하게 해 상제를 대하듯 하라는 내용') 독송, 권갑현 교수의 소학제사(小學題辭· 소학의 머리말) 독송으로 이어져 덕곡서원의 문회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강회를 끝으로 문회는 마무리 되었고, 참석한 유림들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삼복지절(三伏之節, 초·중·말복 절기)을 대비해 건강식으로 복달임하면서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문회에서 김 도산서원장은 ‘퇴계선생의 생애와 학문’을 주제로 1시간여 강학해 참석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한편 의령읍 하리에 위치한 덕곡서원은 1654년에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의령의 유일한 사액서원(왕이 서원 이름이 적힌 현판을 하사한 서원)인 덕곡서원은 1985년 경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고, 매년 음력 2월 20일 춘향제례를 봉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