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수령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현금성 지원금 지급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이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번에 정부가 지급한 소비 쿠폰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폰을 수령하신 분들이 잘못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다만 정치인으로서, 물가만 높이고 결국 서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12일 마감 결과 전체 지급 대상자(5060만7067명)의 98.96%가 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을 비판하며 올린 AI 영상. 페이스북

이 대표는 소비 쿠폰에 대해 “‘지금 너무 다급하니까’ ‘이거라도 있어야’라는 말로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정책”이라고 했다.

이어 “13조 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소모된 이번 쿠폰 사업은 우리나라 모든 대학의 1년 등록금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라며 “인천공항이나 가덕도 신공항을 새로 짓고도 남을 돈, 지하철 노선을 서너 개는 더 놓을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 모든 기회 비용을 버리고 남은 것이 결국 단기 소비와 물가 상승뿐이라면, 그것은 국가의 실패”라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중병에 걸린 환자에게 진통제만 무한히 처방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것은 치료를 포기했다는 뜻일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연금 개혁, 건강보험 개혁, 미래를 위한 투자 대신 빚내어 쿠폰을 뿌린다면 그것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한 포퓰리즘일 뿐”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미 고도 성장을 마무리한 대한민국의 마이너스 통장은 결국 미래 세대에게 짐을 떠넘기는 공용 통장일 뿐”이라며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달콤한 쿠폰이 아니라, 고통스러워도 반드시 해야 할 개혁과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저는 그 길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발행한 소비쿠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지속 드러내 왔다. 지난달에는 AI(인공지능) 영상을 활용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영상에는 아빠가 “세상에 공짜는 없어. 모르는 사람이 뭘 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면 안 돼”라고 말하자, 딸이 “그럼 아빠는 왜 돈 준다는 아저씨 뽑았어요?”라고 반문하는 모습이 담겼다.또 같은 달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선 2차 소비쿠폰 지급 중단을 촉구하며 “불을 끄려다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1차 소비 쿠폰 신청을 마감한 결과 쿠폰 신청자는 모두 5007만89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지급 대상자(5060만7067명)의 98.96%다.

신청자에게는 총 9조693억 원이 지급됐다.

신청 종류별로 보면 신용·체크카드가 3464만건(69.2%), 지역사랑상품권 930만건(18.6%), 선불카드 615만건(12.3%)이었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99.32%로 가장 높았던 반면 서울은 98.45%로 가장 낮았다.

7일 기준으로 신용·체크카드로 지급한 6조60억 원 중 5조1356억 원(85.5%)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22일부터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 1인당 10만원의 2차 소비 쿠폰을 지급한다. 1·2차 소비 쿠폰의 사용 기한은 모두 11월 30일까지다.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소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