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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민심] '나꼼수' 김용민의 "성 상납"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3.04 13:41 | 최종 수정 2022.04.17 19:37 의견 0

경상도 사람들은 이야기를 '이바구'라고 합니다. 사투리입니다. 더경남뉴스는 취재 중에서터져나오는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보고 느낀 점을 쓰는 '기자 수첩'보다 더 적나라 한 코너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저잣거리 민초들의 목소리가 정책을 만들고, 시책을 펴는 공직에 더 따끔하게 와닿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 출신인 시사평론가 김용민(평화나무 이사장) 씨의 입이 또 말썽을 피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의 부부 관계를 ‘성 상납’에 빗댔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저런 말을 입으로 할 수도 있구나"라고 혀를 찹니다.

본인도 사태 파장을 직감했는지 "죽을 죄를 지은 것 같다" "대선 때까지 묵언을 한다"니 하며 급한 사과를 했습니다.


김용민 씨의 페이스북 캡처

사안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김용민 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이 전과 4범이라 대통령 자격이 없어? 전과 11범 이명박에 줄섰던 보수팔이들이 할 수 있는 말인가요’라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의 글을 공유하며 “이재명의 전과가 문제인가”라며 이 후보를 두둔했습니다. 김용민 씨에 대한 세간의 평이 '친여'로 인식돼 있어 여기까진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 다음 말이 가관입니다. 그는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정육을 포함해 이런저런 선물을 받아 챙기고, 이런저런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고 썼습니다. 기자는 이 글을 읽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설마 제정신으로? 취중에 쓴 글이겠지. 더러 그런 상황에서 큰 실수의 글들이 이슈가 되곤 하지요. 대선 막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격한 지지'를 한답시고 긁적인 글로 보입니다.

김용민 씨 페이스북 캡처

대선 기간의 실언에 민감한 상황인지라 민주당에서 곧바로 공개반응이 나왔습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김용민씨의 막말, 공감하지 않는다.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배우자 미셸 오바마가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며 ‘저들이 저급하게 해도,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일화가 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이라고 짚었습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이글을 공유하면서 “절대 공감한다”고 호응했지요.

김용민 씨가 뜨끔했는가 봅니다. "아차, 실수!" 이랬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는 오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제가 죽을 죄를 지은 것 같다.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자신도 넘지 않아야 할 지점을 넘어섰다고 본 모양입니다. 이어 “이재명 당선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다고 했는데 SNS 포기는 일도 아니다. 대선까지 묵언하겠다”는 다짐도 했고요.

그는 이어 이미 썼던 ‘성상납’ 표현을 “김건희 최은순 모녀에게 갖은 특혜를 준 것이 강력하게 의심되며”로 수정했습니다.

성정(性情)이 괄괄한 사람도 평상시 많은 글을 읽고 쓰고,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체로 모나지 않고 합리적으로 변하는 법인데, 김용민 씨는 그러지를 않나 봅니다. 명색이 시대상을 평한다는 시사평론가란 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허영일 민주당 대변인이 “송영길 대표님한테 건의한다. 김용민 이 자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 했으면 좋겠다. 간자의 전형”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김용민 씨는 “간자 의심까지 받아, 고민 끝에 한마디 쓴다”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님, 이재명 후보 당선을 위해 도움이 되신다면 저를 고발해주시기 바란다. 어차피 국민의힘도 고발했으니 병합해서 조사하겠지요. 어차피 당적도 없고, 선대위에서 임명장 한장 받아본 일 없는 외부의 일개 네티즌으로서 단호히 잘려나가도 아무 상관없다. 하여간 선거 국면에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선대본 대변인 논평으로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패륜적 막말을 쏟아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힘은 김용민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용민 씨의 저급한 막말은 이전에도 몇번 나왔습니다.

지난 2004년 10월 인터넷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한이의 플러스18’ 코너에 나와서 테러 대책이라며 “(연쇄 강간살인범) 유영철을 풀어 가지고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는 아예 성폭행을 해서 죽이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에 적대적인 테러범들이) 우리나라가 고마워서라도 테러를 저지르겠습니까”라고도 했다지요.

출산율 저하 대책을 언급하면서는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밤 12시에 무조건 음란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고 주말엔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 줘야 한다.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피임약이라고 파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도 했다네요.

이들 발언은 김용민 씨가 2012년 민주통합당(지금의 민주당) 서울 노원갑 후보일 때 다시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비난이 확산되자 그는 트위트를 통해 사과도 했습니다.

또 광화문 집회에 어르신들이 지하철 시청역으로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없애거나 테러조직을 동원하자”며 노인 폄하 발언도 했다고 접합니다.

욕설 막말과 음담패설, 거기에 뻔뻔스러움도 더한다면 결코 양식이 있는 말들이 아닙니다. 제 아무리 맞고 좋다고 우겨대도 '떨거지'의 말로 들리게 됩니다.

한 때의 시대상으로 관심을 끌었던 '나꼼수' 멤버들의 언행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배척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봉주 씨는 성추행으로 그랬고, 김어준 씨는 공영방송에서 뜬금없는 멘트를 동원해 편파방송을 한다는 지적을 오래 전부터 받고 있습니다. 상식을 잘 버무린 '감칠맛'이 아닌 때마다 '자극적인 맛'을 달리 내놓고 손님을 유혹하는 식이란 지적입니다.

나꼼수 멤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 나꼼수 화면 캡처

'싸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낡은 프레임에 깊숙히 빠져 행동을 막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꼼수 멤버들의 말이 '지저분해 보인다' '되레 비난 대상으로 삼은 상대를 돕는다'고 지적합니다.

김용민 씨가 대선(3월 9일) 막판에 히틀러의 나찌 선전장관이던 괴벨스가 써 먹던 선전·선동 프레임을 걸고서 '대선 한탕'을 하려고 했을까요? 저잣거리 '쑥쑥한'(지저분한) 안주거리로 삼게 하려는 좌파 특유의 숨은 전략인가요?

참고로 괴벨스의 어록을 몇개만 옮기면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인민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더 큰 거짓말에 속는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 ▲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여론 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등이 있습니다.

또 괴벨스가 직접 한 말인지, 호사가들이 지어낸 말인지는 모르되 '선동은 문장 한 줄로 가능하지만, 이를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려고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선동당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선 정국 10여일을 앞두고 '카더라'식 말을 퍼뜨립니다. 진위는 대선 때까지 쉽게 판별되지 않겠지요. 또한 유권자들에겐 달짝지근한 호사거리가 됩니다. 그동안 이런 사례들이 이념의 골이 깊은 우리 정치·사회 지형에서 잘 먹혔습니다.

김용민 씨가 혼자 대선 승부욕에 괜히 급해졌나 봅니다. 그간 잘 먹혔던 선동의 추억이 다시 떠올랐을까요? 사실 관계를 떠나 혼자 궁리를 하다가 이불킥을 한, 큰 무리수 였다는 평입니다.

국민들은 '정상의 비정상화' 분위기로 온전했던 '국민의 혼'이 휘둘려 몇년 간 무던히도 방황했습니다. '조국 사태'가 그 핵심에 섰던 사안으로 보입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정경심(조국 부인)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초 대법원에서 유죄를 최종선고 받았습니다. 대선에 나온 이재명 민주당 후보까지도 최근에 사과를 했습니다. 서울 서초동 거리를 꽉 메우고 깃발을 휘두르던 '그 때 그 사람들'은 이 판결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판결이 잘못 됐다며 촛불을 다시 들지는 못하는 걸까요?

수년 전부턴 한국 사회 저잣거리에선 여러 사안을 두고 '옳고 그름'이 아닌 '내게 맞냐 안 맞냐'가 득세를 했습니다. 그 여진은 아직도 옅어지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혹자들은 최첨단 과학이 주도하는 이 시대에, 해방 직후에 심하게 겪었던 이념이란 괴물이 다시 판을 치고 있다며 개탄을 합니다.

우리 사회가 비상적인 게 곳곳에 있다 보니,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서 선동과 조작이 득세를 했습니다. 그동안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 비판하면 국민들은 시원하다고 했습니다. 체증이 쑥 내려간다고도 했지요.

한 쪽 외골수의 말에 환호하고 이를 '정상'이고 '합리적'이라며 정의의 기준을 둔갑시켜 포장하는 세상은 비정상입니다. 우리 사회가 좀더 순해져야 하겠습니다.

'나꼼수' 멤버 4명도 우리의 시대가 불러냈습니다. 여러 가지의 역할도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용민 씨가 며칠 새, 세치 혀로 핥킨 외상은 꽤 깊은 듯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후보를 도와주는 흑기사가 나왔느니, 1급 도우미 등의 말이 이어집니다. 여야와 좌우이념에 상관없이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민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장. 김용민 페이스북 캡처

그런데 말입니다.

김용민 씨가 SNS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한 지 하루 만인 3일 “밑도 끝도 없이 (김건희) 성상납 운운한 게 아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습니다.그는 “이런저런 추문을 엮어 ‘김건희 성상납’ 뇌피셜(개인적 생각)을 조작했다고 보시나? 이미 있었던 증언과 기록을 소개한다”며 “2009~2012년까지 ‘피의자’ 김건희는, ‘검사’ 윤석열과 동거했다. 판례에 따르면 검사와 피의자의 동거를 ‘뇌물 수수’로 볼 수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4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방송인 김용민씨가 묵언 선언 하루 만에 약속을 깼다.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에서조차 대선 막판에 터진 설화(舌禍)로 보는 것 같습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이념적 상대를 향해 자주 쓰던 "냄새난다"는 멘트가 언제부턴가 자신을 향한 화살이 돼 있습니다. 검증도 안 되는 것을 생업에 바쁜 국민을 선동해 '한탕하는 것' 외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는 말들입니다. 오죽하면 정치적 상대 쪽에선 대선 때까지 김어준 씨가 방송을 계속해야 한다고 하겠습니까? 자업자득이란 말을 붙여도 될지 싶습니다.

김용민 씨도 먼저 해야 할 게 있습니다. 초등생도 잘 아는 '양치기소년' 우화 책을 다시 꺼내 읽어보길 권합니다.

◆ 다음은 관련 글에서 눈에 들어온 댓글들입니다. 긍정의 글이 거의 없습니다.

- 성상납? 크크. 김용민 대단하십니다. 여성들이 그렇게 밖에 안 보이냐 돼지야. 서울시장 부산시장, 민주당 것들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이나 보다. 이재명과 그 아들까지.

- 이런 막말 하는 사람들을 본 일이 없고 그것도 이런 막말하는 사람들이 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신기합니다. 자기들딴에는 머리를 쓴다고 하는 거 같은데 좋은 머리는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쪽에 써야지 좋은 거지.

-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인간. 5년 전엔 통했지만 이젠 안 통해. 마타도어 방지 백신을 맞았거든.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놈.

- 유머와 풍자 등과 같은 적절한 견제도 아니고 그냥 선동질. 패거리정치.

- 유시민은 갑자기 친일 프레임을, 김용민은 갑자기 성상납 의혹을, 김어준은 갑자기 십 몇년 전 증인을 방송에 출연시켜 말한다. 얼마나 속이 타면 저럴까 싶다가도, 괴벨스 같은 사람들의 선동에 일말의 비판적 사고 없이 맞소!! 옳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확실히 저런 사람들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성상납 성폭행밖에...그런데 김용민이 목사라는 점이다.

- 사과는 당사자인 김건희 씨에게 해야지, 왜 이재명 후보와 당에게 하냐.

- 지랄염병 한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지.

- 짐승만도 못한 놈!...산소가 아까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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