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있는 옛 지수초등학교에 '재벌 탄생지'인 승산마을과 지수초교를 홍보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최근 학교 정문을 모두 헐고 교사동에 홍보 및 체험관을 만드는 리모델링 공사가 대규모로 시작됐다.
지수초교는 삼성, LG(GS 분리), 효성 등 3대 재벌 창업주가 같은 시기에 다녔지만 학력인구의 급감으로 지난 2009년 인근 송정초교에 통합됐다. 교사동과 체육관의 활용을 놓고 고민을 하다가 미흡한 승산마을 홍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로 최종 결정했었다.
13일 진주시와 진주에 본사를 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최근 공사를 시작한 지수초교의 리모델링 공사는 교사동(본관) 1, 2층 1036.8㎡ 규모의 공간에 전시와 체험,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또 운동장 바닥을 모두 걷어내고 잔디를 심는다.
국비와 시비 등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맡아 발주했다. 교사동 건물 1층에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이 들어서고, 2층에는 체험 및 교육시설이 마련된다.
1층에 마련되는 제1전시실(정신실)은 129.6㎡, 제2전시실(혁신실)은 302.4㎡로 총 432㎡ 규모다. 2층에는 명상실(64.8㎡)과 교육실(194.4㎡)이 들어선다. 총 259.2㎡ 규모다.
이 외엔 부대 편의시설로 출입구와 안내데스크, 휴게실 등이 마련된다.
기자가 지수초교를 찾은 이날 운동장 잔디 교체작업이 한창이었다.
지수초교 총동창회에 따르면, 공사는 교사동과 체육관 개조는 물론, 정문과 운동장을 산뜻하게 고치고 학교 담장은 없앤 뒤 철망을 친다. 담장을 없앤 곳에 조경도 한다.
하지만 학교 담장을 없앤 자리에 철망을 치는 작업은 학교 바로 옆에 사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승산마을 전 이장 이병욱(79) 씨는 "학교 옆 주민들이 철망을 쳐놓아 차가 집으로 들어오기 힘들다"며 "철망을 치지말 것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망 공사는 거의 끝난 듯해 추후 이 문제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였다.
운동장에 잔디를 입히는 공사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업 주체인 진주시 등은 운동장 전체를 교육장과 홍보·체험실 등을 찾는 방문객 주차장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총동창회의 반대로 3분의 1만 주차장으로 하고 나머지는 잔디를 까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한편 현재 한창 공사 중인 홍보 및 체험관 구축은 진주시와 경상국립대를 중심으로 펼치는 '국내 3대 재벌 탄생지' 알리기 사업과 맞물려 있다.
대표 관련 사업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구축사업'(올해 3월 말 완료) ▲관광테마마을 조성사업(올해 하반기 완료) 두개다.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 구축사업’은 지수초교를 '한국형 기업가 정신교육장'으로 만들어 브랜딩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진주를 기업가 정신의 성지이자 미래 기업인을 양성하는 창업의 요람으로 만들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사동은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로, 체육관 및 급식실은 전문도서관 및 체험센터로 만들었다.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는 교사동을 리모델링 했다.
지난 2019년 7월 진주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기업가정신 교육센터 설립 및 운영에 대해 협약하고 중진공을 기업가정신 교육센터 건립 및 운영 협업기관으로 지정했다. 국비 17억 원을 확보해 지난해 5월 교사동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다. 또 시비 7억 원을 들여 안내소, 쉼터 등 부속시설 조성공사를 시행해 지난해 11월 말 준공했다.
이어 같은해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생활SOC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19억7800만 원(국비 8억5000만 원, 도비 1억 원, 시비 10억2800만 원)이 투입돼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기증한 체육관 및 급식실을 지난해 11월 말 기업가정신 전문도서관 및 체험센터로 리모델링했다.
이번 지수초교 건물 리모델링은 후속 사업이다.
1층에 전시관 및 부대시설을 만들어져 3월말부터 운영된다.
승산마을의 관광테마마을 조성 사업도 사업이 꽤 진행된 상태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인 게스트하우스를 건립하고 마을 안쪽에 있는 기존 한옥도 리모델링 중이다.
도로가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본체는 지난 1월 완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게스트하우스 다목적관을 증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완공된 게스트 하우스가 싸구려 조립식처럼 지어졌다며 반대하고 나서 진행이 멈춰진 상태다. 주민들은 "승산마을 한옥 고택들과 부자마을의 상징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 건물"라고 주장한다.
이달 완료를 목표로 따로 진행 중인 승산마을 안 쪽의 한옥 리모델링은 공사 완료와 함께 시범운영을 거친 뒤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또 올해 기업가정신 문화탐방로, 지수천 친수시설,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만들고 창업주들의 생가 개방과 함께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