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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봄비 오는 통도사, 얼굴 내민 홍매화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3.15 03:59 | 최종 수정 2022.03.20 17:40 의견 0

비 오는 지난 14일 친구도 만날 겸 해서 경남 양산 통도사 경내로 봄마중을 갔습니다. 통도사 경내 홍매화는 익히 잘 알려져 있지요.

한국 3대 사찰인 통도사는 서울 봉은사, 전남 구례 화엄사와 함께 봄철 홍매화로도 유명세를 탑니다. 때 되면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어김없이 찾는 곳입니다.

매화는 사군자(매란국죽)의 하나로 꼿꼿한 지조를 상징하지요. 예전엔 흰 매화가 흔했는데, 요즘엔 홍매화도 지천입니다. 과수원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 시골 매화밭은 온통 하얗게 피었지만 요즘은 울긋불긋한 과원이 많습니다. 홍매화의 가지를 잘라서 보면 안에도 빨갛다고 합니다.

긴 겨울가뭄을 뒤로 젖히는 봄비가 내리는 낮에 앵글에 담았습니다. 두달 간의 혹심한 가뭄 끝에 내린 반가운 비인데, 봄비를 맞고 있는 홍매화 꽃잎과 봉오리의 몸은 되레 무거워 보입니다.

홍매화가 내심 자태를 뽐내려 하던 욕심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기자의 눈에 와닿은 운치는 봄비와 잘 어울리는 한폭의 수채화인데요.

오던 비가 그쳤습니다. 한 떨기의 꽃잎에 맞춰서 찍었는데 촘촘히 맺힌 꽃봉오리들 가운데 유독 한개의 봉오리가 꽃을 활짝 피웠네요. 매화 본연의 고고한 기품이 되살아나 보입니다. 빨간 색감도 과하지 않아 사찰의 홍매화로서도 정서가 잘 들어맞습니다.

꽃의 뒷 배경이 달무리처럼 색다름이 돋보여 오늘의 메인작으로 추천합니다. 요즘엔 이를 아우라라고 말하지요. 독자여러분도 아우라 분위기처럼 하루 생활에 광채를 내보시길···.

통도사 위치도

참고로 한국 3대 사찰인 통도사는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靈鷲山)에 있는 사찰입니다. 신라 고승 자장이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신라의 대국통(大國統)으로 있을 때 왕명에 따라 세웠습니다.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있어 '불보(佛寶)사찰'이라고도 불립니다.

워낙 알려져 있어 국보나 보물급인 줄 알았는데, 경남도 기념물(제289호)입니다. 아마도 건물들이 임진란,6·25 등 환란을 거치면서 불에 타서 그런가 봅니다.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大光明殿)을 제외하곤 모두 근세에 지었다고 합니다.

통도사 이름은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비슷하다고해서 붙였다고 합니다. 이 말고도 승려가 되려는 사람은 모두 이 계단(戒壇)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했고, 모든 진리를 접하고 통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덤으로 작년에 경남 하동 매화밭에 들러 찍은 사진을 올립니다. 흐드러지게 핀 매화 과수원 전경인데, 올해는 아직 이 정도로 핀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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