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물을 자주 마시는 60세 최 모 씨의 오줌 색깔은 언제나 정상치에 가까운 연노랗다. 물을 자주 먹으니 오줌도 자주 누는 편이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나트륨은 오줌으로 충분히 배설되지만 함께 배출되는 칼슘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은 늘 한다. 따라서 고구마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신경 써 먹어준다.
그런데 그는 두어 달 전부터 진한 노란색 오줌을 자주 눈다. 때론 오줌 색깔이 연초록색을 띨 때도 있다. 재택근무로 외부 활동이 적어지면서 이전보다 물을 적게 마시고, 신경을 쓰는 일이 많이 때문으로 여긴다.
이처럼 오줌의 색깔은 ‘몸 건강의 창’이다. 오줌 색깔은 몸의 컨디션 등에 따라 변한다. 또한 물을 마시는 양에 따라 색이 변하거나 식습관이나 복용 약으로 인해 일시 진한 노란색을 띨 수도 있다.
오줌은 옅은 레모네이드 빛깔일 때 정상적인 상태다. 진한 노란색을 띤다면 수분 섭취량이 부족한 것이다.
음식으로 바뀐 오줌 색깔은 다음 날이면 대체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붉은색 오줌을 보거나 짙은 갈색 오줌을 보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오줌 색깔로 몸의 상태를 알아보자.
▶하얀색
뿌연 흰색 오줌은 신장결석이나 심한 감염증이 원인일 수 있다. 오줌과 함께 고름이 밖으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옅은 노란색
오줌 색깔이 옅은 노란색이나 투명하면 체내에 수분이 많은 경우다. 물을 중독처럼 과도하게 마시면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성인의 하루 수분 섭취 권장량은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리터 정도다.
물중독, 즉 신장성 요붕증은 심한 갈증과 함께 오줌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 이 증상이 지속되면 오줌 농축 능력이 떨어지면서 혈중 나트륨의 수치가 높아져 무기력감이나 의식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형광 노란색
강렬하고 선명한 형광빛 노란색을 띠면 비타민 섭취량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비타민 B12는 이 같은 오줌색의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비타민 섭취량이 다소 과하다는 것 빼곤 크게 염려할 건 아니다.
▶진한 노란색
오줌 색깔이 진하면 음식을 짜게 먹었거나 비타민 B나 C가 많이 들어있는 음료나 식품을 먹었을 때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혈액 응고를 막는 약을 복용해도 진한 노란색을 띤다.
하지만 진한 색이 지속되면 신장결석 결과물인 인산염을 함유하고 있을 수 있다. 소장에 문제가 있어도 진하고 탁한 오줌을 볼 수 있다.
간염이나 간경화 의심도 할 수 있다. 간 기능이 떨어되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지고, 빌리루빈이 오줌과 함께 배출되면 진한 노란색을 띤다.
▶오렌지색
당근과 같은 색깔의 음식은 피부색은 물론 오줌 색을 오렌지색으로 변화시킨다. 주황색을 내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오줌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요로감염증이나 혈액응고를 막는 약물을 복용했을 때도 오렌지색 오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형광빛이 나는 오렌지색이라면 간의 문제일 수 있다. 특히 눈 흰자위가 누르스름한 색깔을 띤다면 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붉은색
붉은 색소가 들어있는 비트나 블랙베리를 먹으면 오줌색이 붉은 빛이나 분홍빛이 될 수 있다. 비트를 먹은 뒤 소변색이 붉게 변하는 현상은 흔해 ‘비트유어리어(beeturia)’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이 같은 색소가 든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붉은색 소변이 나오면 운동을 무리하게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붉은색이 지속된다면 방광, 신장에 종양이 생겼을 가능성도 의심해봐야 한다.
▶녹색
채소 섭취량이 많으면 녹색빛을 띨 수 있다.
드물지만 ‘프로테우스 감염병’이라는 요로감염증이 원인일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 등 녹색채소를 과도하게 먹지 않았는데도 녹색 오줌을 본다면 병원 검사가 필요하다.
▶푸른색
혈장 속의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인 상태인 ‘고칼슘혈증’이 있을 때 오줌색이 푸르게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일생동안 이 같은 오줌색을 볼 일이 없을 정도로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