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는 28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것을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대우조선에 투입된 13조원의 공적자금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한화로 넘겨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조선(옛 대우중공업)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을 받았고,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산업은행이 관리해왔다.
■ 다음은 거제시의 입장문이다.
거제시는 대우조선해양과 한화의 투자협약을 환영하며, 기업과 지역의 상생발전을 기대한다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26일 한화그룹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스토킹호스 방식의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최종 투자자를 확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거제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것을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
기술력의 해외 유출이 우려되는 분리·해외 매각 대신 동종사가 아닌 국내 기업에 일괄매각 형태로 추진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다.
이 번 매각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로 수주활동에 신뢰감을 높이고, 인수예정기업인 한화의 공격적인 해양 방산사업 진출이 가능해져 지역경제로서는 조선산업 불황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도 있으며, 기존 사업부문을 넘어 크루즈선 등 신사업에 대한 도전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대를 담아 거제시와 시민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새로운 경영주체를 만나 오랜 부침과 방황을 끝내고 다시금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변화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각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매각과정에 당사자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번 매각계획 발표에서 당사자들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던 점은 매우 안타깝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등 당사자들의 참여는 지역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절차적 당위성을 더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매각절차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할 기회가 보장된다면 이 문제는 무난히 해소될 것이다.
특히 현장을 지켜온 우리 노동자들은 누구보다 직접적인 당사자이고, 이들을 대표하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누구보다 회사의 정상화를 바라며, 한화로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지회가 대표성을 가진 당사자로서 의견을 잘 수렴해서 협의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둘째,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지역 조선산업 생태계는 보장되어야 한다.
세계 일류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명성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땀방울로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오랜시간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해온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것이 노동자들의 고용과 일터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이며, 대우조선해양과 전후방산업을 이루고 있는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 등의 산업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셋째, 상생발전 방안과 미래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매각과정에서 인수예정기업은 기업의 경쟁력강화와 지역발전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과 지역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인수예정기업의 사업보국(事業報國)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믿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산업은행 체제하에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R&D투자 등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우리 거제시민은 이제 제대로 된 새로운 경영주체가 기업과 지역발전을 위한 적극적이고 통 큰 투자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희망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
당사자 참여, 노동자 고용안정과 산업생태계 보장, 지역 상생발전방안과 미래비전 제시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바람이며, 이를 위해 거제시는 매각과정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다.
거제시는 지역경제의 중심축인 대우조선해양이 제대로된 매각을 통해 건강한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국가와 지역경제의 중심으로 새롭게 그리고 굳건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24만 시민과 함께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응원해 나갈 것이다.
2022. 9. 27. 거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