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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그랬지] 수복강녕(壽福康寧) 숫가락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1.24 06:33 | 최종 수정 2023.03.29 13:51 의견 0

설 새해엔 가정의 평안은 물론 개인의 건강과 재물운을 바라는 인사를 건넵니다. 정초(正初·음력 1월 1일)에 주고 받는 덕담입니다.

덕담 중에는 누가 뭐래도 수복강녕(壽福康寧), 만수무강(萬壽無疆), 무병장수(無病長壽)가 제일의 덕담일지 싶습니다.

이번엔 숫가락과 젓가락 '라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신세계적 쇼핑포털 SSG.COM 캡처

요즘은 볼 기회가 많지 않지만 옛날엔 살만한 집에서 식사를 할 때면 숫가락 앞면에 '복 복(福)'자나 '목숨 수(壽)'자를 새겨넣은 것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집안의 성(姓)을 새겨넣는 경우도 많았고요. 긴 젓가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잣집의 상징처럼 여겨져 몹시 부러워했던 기억들이 있을 듯합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니 여느 여염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지요. 세월이 더 지나면서 세간살이를 파는 시장가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나무로 만든 수저도 인기입니다. 벚나무, 호두나무 등으로 만든답니다. 금과 은 등을 박는 금속 수저의 경우 특수재질이어서 특별히 주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가정의 식탁에선 이런 글자를 새긴 수저를 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소장품으로 여기는가 봅니다.

이처럼 기복신앙(祈福信仰·복을 기원하는 신앙)과 같은 풍습은 권장했으면 합니다. 복 받기를 기원하는 덕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 때문입니다.

더 기발한 문구나 문양의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면 소장품 시장만이 아닌 또다른 대중 시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개인 생각입니다.

복(福)이나 수(壽) 등 말고도 간단한 문구나 가풍을 넣은 그림과 사진, 수저에 '건강을 드시게'라는 캘리그라피 등 아이템은 얼마든지 다양하겠지요.

건강과 장수, 재물을 상징하는 글자를 새긴 수저도 복고풍으로 재등장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마케팅에 따라 시기만 잘 타면 히트를 칠 가능성도 충분할 듯도 한데요.

음식점에서도 충분히 고려해도 될 듯합니다. 가족간, 연인간이나 사무적인 관계의 자리에 좋은 이미지의 문구를 새긴 수저를 세트로 놓는다면 말이죠. 동일감에 이야기거리도 더 풍성해지겠지요.

정초에 생각해본 작은 단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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