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사이트의 입점과 퇴출이 관리하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위가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뉴스제평위의 심사 공정성 등을 두고 정치권의 잇단 압박이 이어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위원 전원회의’에서 뉴스제평위의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뉴스제평위는 각 언론매체의 뉴스를 서비스 하는 네이버·카카오와 매체 간의 제휴를 위해 설립된 자율기구다. 지난 2015년 준비위가 출범한 이래로 2016년부터 7년간 양사의 뉴스 입점 심사 및 제재를 담당해 왔다.
네이버·카카오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뉴스제평위 외 새로운 안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안팎의 요청을 반영해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제평위의 활동 중단에 따라 입점 심사도 당분간 하지 않는다.
활동 중단 기간에 공청회 등 외부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평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뉴스제평위에는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기자협회, 방송협회 등 언론 유관단체와 언론인권센터, YWCA연합회,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총 15개 단체가 추천한 인사 30명(임기 1년)으로 구성돼 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지난 4월 18일 '포털뉴스와 언론의 자유' 정책 토론회에서 "네이버 제휴는 검색(60점)·스탠드(70점)·콘텐츠 제휴(80점)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다"며 "기자 3명으로 운영하는 언론사나 300명 있는 언론사가 같은 기준에 따라 경쟁하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보다는 뉴스제평위가 회의록이나 심사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데다 평가 위원들의 정치적 성향이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입점과 퇴출 때 이해가 안 되는 사례들도 다수 나와 공개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제휴사에서 퇴출 됐던 파이낸스투데이가 네이버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가처분 소송에서 파이낸스투데이가 이기는 등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지금의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야로 뒤바꿔 있을 때도 공히 이런 주장을 해왔다.
이번에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서면서 국민의힘이 파상공세를 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3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를 겨냥해 "대한민국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빅브라더 행태를 보이는 오만한 작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당 김승수 의원은 "선정적인 기사, 가짜뉴스, 편파보도 이런 것들을 조장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맹비난했다.
최근엔 두 포털이 잇따라 '투데이 버블', '트렌드 토픽' 등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키워드 추천' 서비스를 내놓자 '실시간 검색(실검)'의 부활이라며 비판 수위는 더 높아졌다.
지난 2018년 대선 때 매크로(macro)를 활용해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구속됐었다. 매크로는 '여러 개의 명령을 묶어 하나의 명령으로 만든 것'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3년 전에 폐지된 실검과는 다른 서비스인 양 포장했지만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뉴스제평위를 무력화 하려는 구체적 움직임도 나왔다. 김승수 의원은 지난 4월 포털의 기사 배열 기준 등을 심의하는 '인터넷뉴스진흥위' 설치 법안을 발의했다.
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같은달 17일 포털업체의 지원을 받은 적이 없는 교수 등 전문가 중심으로 미디어특위를 꾸렸다.
이 특위에는 포털광고 배분, 제휴 심사 등에 적용되는 각종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뉴스 형태의 허위 조작 정보로 발생하는 인권 침해와 재산손실 등도 함께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