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지난해 8월부터 30여 명의 산·학·연 민간 전문가 워킹그룹 구성·운영과 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1일 경남도 원전산업 육성 중장기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라는 국정과제와 ‘소형모듈원전(SMR) 기술개발 및 원전산업 정상화’라는 도정 핵심과제 이행을 위해 경남의 원전산업 현주소를 진단하고 주력산업과 연계한 신규사업을 찾은 것에 의미가 있다.
'차세대 원전 글로벌 제조거점 육성'이라는 중장기 비전 속에 ▲제조혁신 클러스터 조성 ▲차세대 원전 제조혁신 기술개발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 육성 등 3대 추진전략과 13개 중점과제를 마련했다. 오는 2032년까지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 100개사 육성 등 4개 목표 달성을 위한 41개 세부 실행사업을 찾았으며 이를 위해 2032년까지 총 2조 5970억 원(국비 5875억 원, 지방비 951억 원, 민자 1조 914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원자력 산업 육성 종합계획 실행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 5조 2996억 원의 생산유발 △2조 837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2만 7123명의 고용이 기대된다.
차세대 원전 글로벌 제조거점 육성의 3대 추진전략은 다음과 같다.
① 제조혁신 클러스터 조성
경남도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협력사의 40% 가량이 소재한 원자력 제조산업의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육성 컨트롤타워, 산·학·연 클러스터(협력지구), 연구기관 등 원자력산업 육성 기반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원자력산업과 주력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한 제조혁신 클러스터 조성 등 원자력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6개 사업을 찾아 총 1조 502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대형원전 중심의 산업에서 ▲소형모듈원전(SMR) ▲4세대 원전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저장 산업 등 차세대 원전산업으로 산업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은 원전기업의 신규투자와 역외 기업유치를 위해 지난 3월에 후보지로 확정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340만㎡, 103만평, 1조 4천억 원)를 조기 조성하고 기업과 연구 인프라(기반시설)의 집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또 경남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과 기업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원자력산업종합지원센터(총사업비 160억 원)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국비를 확보했다. 또 지난해 10월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의 중점산업 분야에 원자력산업(제조 분야)이 추가로 지정돼 이를 중심으로 제조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② 차세대 원전 제조혁신 기술개발
최근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서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을 포함해 전 세계 70여 종 이상의 소형모듈원전이 2030년 전·후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대형원전은 주기기 및 보조기기 중심으로 제조기술 국산화가 거의 완료됐지만 소형모듈원자로,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분야 등 차세대 원전 분야의 기술개발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경남도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용융염원자로(MSR) 등 차세대 원자력산업의 제조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제조혁신 기술개발 등 28개 세부사업을 찾고 총 7659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사업은 설계와 검증 위주로써 제조 관련 기술개발은 제외돼 있다. 경남도는 도내 원전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제 제작과 상용화 분야를 포함해 4000억 원 규모의 수출형 소형모듈원자로(SMR) 첨단제조공정 기술개발사업을 지자체 차원의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사업으로 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해 오고 있다.
대형원전 대비 소형화된 소형모듈원전(SMR)은 일체형 원자로 내 모든 원전 설비가 포함돼 내부 기자재가 매우 복잡한 형상으로 구성돼 있다. 제작기간 단축(11개월→2개월)과 제조비용 절감(소재비용 60%) 등 경제성 확보를 위해 기존 제작방식과 다른 혁신 제조기술인 ▲고온등방압 분말야금기술(PM-HIP) ▲전자빔 용접기술 ▲적층제조 기술개발 등을 정부의 연구개발(R&D) 과제로 할 계획이다.
또 덴마크 시보그사,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육상원전뿐만 아니라, 선박 및 해양플랜트에 적용할 수 있는 용융염원자로 등의 차세대원전 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도 한다. 원전해체 기술 중 절단·해체·제염 등의 기술개발에 235억 원을 투입하고,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의 표면처리 기술개발 등 4개 사업에도 298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③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 육성
세계원자력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5년까지 글로벌 원전시장은 ▲대형원전 95기 800조 원 ▲소형모듈원전 640조 원 ▲원전해체 135조 원 ▲사용후핵연료 저장 60조 원 등 165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올해 발표한 원자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원자력산업 매출액 약 3조 9천억 원 중 경남은 8436억 원(전국 대비 22%)으로 2016년 대비 43%가 감소했다. 더불어 2021년 국내 종사인력도 1만 8725명 중 경남은 2252명으로 2016년 대비 11%가 감소하는 등 도내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취약해졌다.
이에 경남도는 수출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7개 사업에 총 3286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남도, 포스코기술투자, 한국수력원자력 등 10개 기관이 출자한 445억 원 규모의 ‘에너지혁신성장펀드’ 조성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 한다. 경영이 어려운 원전기업은 2~3%의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경남 원자력산업 육성 금융지원 자금을 올해 신설해 매년 500억 원 규모를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원전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지난해 개소한 ‘원전기업 신속지원센터’를 지속 운영한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와 연계한 원전기업 수요 맞춤형 패키지 지원사업으로 수출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정부의 ‘에너지기술공유대학 유치’ 및 과학기술인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원인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아세안공학기술원 설립’으로 원전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업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류명현 경남도 산업통상국장은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경남 원전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지난해 1조 6천억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와, 올해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에 따른 10년간 2조 9천억 원 규모의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과 향후 2조 원 규모의 보조기기 공급 등으로 일감 공급은 도내 원전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