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9일 오전부터 북구 화명동 화명정수장 공급계통 수돗물에서 흙냄새 또는 곰팡이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지역 수돗물을 채수해 분석한 결과, 화명정수장 계통 수돗물에서 남조류에 의한 냄새 유발 물질인 지오스민(Geosmin)이 0.053㎍/L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 감시기준 0.02㎍/L보다 높은 값이다. 맛‧냄새 유발물질이지만 유해하지 않고 끓이면 없어진다.

부산시 북구에 있는 화명정수장 전경. 부산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상수도사업본부는 사태가 매우 심각함을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도정수처리 개선공사를 즉시 중지시키고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이 사실을 시민에게 알렸다. 모든 공정이 정상화될 때까지 본부 관련 부서 및 해당 지역사업소에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또 본부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 오존 투입농도를 높이고, 분말활성탄 투입시설을 가동하며, 이산화탄소 주입 및 고효율 응집제(PACS-2) 투입으로 정수 공정을 강화해 냄새 물질 제거에 나서고 있다.

지오스민(Geosmin)은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sp) 등 남조류에 의해 발생하는 맛‧냄새 유발물질로 환경부 먹는물 감시항목이며, 검사 주기는 조류경보제가 발령되면 주 2회, 평시에는 분기별 1회다.

감시항목이란 먹는물 수질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지만 먹는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먹는물 중의 함유실태조사 등의 감시가 필요한 물질이다.

부산시 조류경보제 발령 지점인 물금‧매리 지점 유해 남조류 개체수는 6월 1주 차 128셀/mL, 2주 차 1,154셀/mL로 증가 추세이지만, 발령 기준인 ‘1000세포수/mL를 2회 이상 연속해 초과’는 하지 않아 조류경보제가 발령되지 않은 상태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남조류가 우점종으로 바뀌는 시점과 공사 기간이 겹쳐 정수처리공정에서 완전하게 제거되지 않아 수돗물에서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냄새유발 물질인 지오스민은 인체에 유해성은 없지만 수돗물 음용 시 심미적인 영향(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3분 이상 끓여 드시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송삼종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돗물로 인해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다. 빠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면 중단한 고도정수처리 개선공사는 정수 공정이 안정화된 이후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