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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기자의 고샅길 산책] "수국 잔치 벌였네"···경남 진주시 진성면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국정원 탐방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6.27 02:45 | 최종 수정 2023.07.01 12:03 의견 0

경남 진주시가 시내 외곽 유원지로 야심차게 만들고 있는 '월아산 숲속의 진주'가 해가 다르게 유원지의 틀을 잡아갑니다. 진성면과 금산면을 잇는 월아산 질매재 인근에는 놀이시설, 교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이미 '진주 시민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대 수국이 예쁘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듣던대로 수국은 풍성하게, 진주 사람이 자주 쓰는 '수북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5월부터 피기 시작해 7월에 절정을 이루니, 이른 봄에 피는 '찰나의 꽃' 벚꽃, 모란 등과 달리 아쉬움은 없는 꽃입니다. 초여름~여름, 더운 날씨에 맞춰 푸짐함을 양껏 보여주는 꽃이지요.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숲의 가치를 담은 진주라는 뜻의 진주시 복합 산림휴양시설을 아우르는 브랜드 이름입니다. 월아산자연휴양림도 만들었습니다.

작은 오솔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수국. '수국사탕'이란 안내 글처럼 많은 솜사탕을 꽂아놓은 것 같습니다. 이곳은 포토존

고갯길 질매재 찻길에는 오래 전 벚꽃을 많이 심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봄철이면 벚꽃 정취가 제법 좋지요. 그리고 진주시가 월아산 숲을 활용해 '월아산 숲속의 진주'란 이름의 대형 유원지를 만들기로 했지요. 각종 시설물 설치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머지 않아 근사한 시민의 쉼터로 자리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처음 연 '수국정원 꽃 축제'는 올해보다 20여 일 일찍인 6월 9~13일 5일간 열렸습니다. 올해 윤달이 끼어 늦었습니다.

진주시는 이곳을 수국 정원으로 만들려고 4년 전부터 매년 봄 수국을 심고 가꾸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꾀꼬리 숲' 등 다른 볼거리도 많아 만개한 수국의 정취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인 7월 1~2일 두 번째 ‘수국정원 꽃 축제’가 열립니다. 올해는 2일간으로 짧게 잡았습니다.

올해는 목수국류 2300본, 차수국 900본, 아나벨류 3800본, 썸머러브류 3000본 등 1만여 본의 수국을 심었다네요. 지난 5월 말 개화해 7월 초에 절정을 이룹니다. 지난해에는 목수국, 차수국, 별수국 등과 아나벨, 라임리키, 인크레더블, 엔드레스 썸머 등 유럽계 수국 10여 종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주말에 들르면 만개한 수국을 만끽하며 '눈 본전'은 뽑을 듯합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성IC에서 나오면 '월아산 숲속의 진주'로 가는길 이정표가 길안내를 합니다.

진성면 쪽에서 가는 '월아산 숲속의 진주' 입구의 길입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위치도. 구글 맵

월아산 숲속의 진주 안내도

벚꽃이 활짝 핀 '월아산 숲속의 진주'의 봄 전경. 오른쪽 옆이 질마재길이고 저 아래 진성면 동산리 월정저수지가 보인다. 진주시 제공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주차장과 산책로를 공사하고 있었는데 공사 과정도 나중엔 또 하나의 기록이 된다는 생각에 몇 장을 올려봅니다.

산책로 공사 현장입니다. 각종 기구가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네요. 널브러진 이 모습도 조만간 깔끔한 산책길로 바뀌어 방문객을 맞겠지요.

주차장 공사 현장입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점차 늘면서 주차공간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산 위의 장소라 내려다 보이는 경치도 좋습니다.

산책로 데크 공사를 하는 모습입니다. 곧 방문객들은 이 산책로로 오르내리겠지요.

'월아산 숲속의 진주' 주차장 입구. 기자가 찾은 이날 이미 만차였습니다. 관리사무소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는 방문객이 있을 정도로 협소합니다.

■울긋불긋 흐드러지게 핀 수국동산

이 날의 구경 '본게임'인 수국동산에 들어섭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의 수국동산은 주차장 아래 목공체험장(관리사무소) 앞쪽과 뒤쪽 산책로에 조성돼 있습니다.

한 방문객이 풍성하게 피어 있는 하얀 수국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습니다.

수국꽃으로 둘러싸인 포토존

보라와 연분홍 등 형형색색 다양한 색상의 수국입니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여러 색깔의 연필로 울타리를 쳤네요. 아이들에겐 이야깃거리가 될 듯합니다.

때마침 진주시에 있는 햇빛어린이집 어린이 80여 명이 단체로 수국정원을 방문해 잠시 함께하며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햇빛어린이집 아이들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멀리 서 보니 커다란 팝곤같기도 합니다.

사진 찍기 어색할 때 나오는 짝다리 포즈.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찍은 사진이 대체로 이런 모습입니다. 그래도 어린 티는 언제나 귀엽습니다.

연분홍 수국 앞에서 맹랑하게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 색상은 예뻐보이지 않지만 풍성함이 매력을 풍긴다.

아이들이 보육교사의 인솔로 하늘숲길 코스를 이동하면서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배우고 있다.

"어휴 힘들어!" 아이들과 보육교사가 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보육교사가 아이들에게 물과 간식을 주고 있다. 이날 날씨가 더웠습니다.

한 관광객이 휴대전화로 자주색 수국을 찍고 있네요.

감성이 무딜 것 같은 남자분도 자주색 수국 뜰 앞에 발길을 멈추고 자태를 휴대전화에 담네요.

자주색과 분홍색 수국이 좋네요.

■수국정원 가꾸는 손길들

한쪽에선 수국 구경이 한창이지만 다른 한쪽에선 정원 가꾸기에 여념없습니다. 아들, 손자손녀들이 잘 즐기라고 잡초를 뽑습니다.

어르신 일자리사업으로 하는 작업인데, 어르신들에겐 소일거리도 되고 건강도 지켜줘 꽤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수국정원 산책길가에 난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정원에서 잡초를 뽑는 어르신들

초여름 이때면 정원엔 잡풀이 많이 주기적으로 나 뽑아줘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뽑은 풀이 수거용 비닐봉지에 담겨 있네요.

수국동산 구경 오솔길 모습입니다. 어르신들이 잡풀을 뽑아 깔끔해졌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일대에서 잡초 제거 작업을 하면 1t 화물차량에 실어 옮겨야 할 정도로 양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공원 관리사가 나무와 꽃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 때 이르게 푹푹 찌는 날씨에 나무와 꽃들도 갈증을 느끼겠지요.

수국을 중심으로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들러보았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숲속의 진주'를 찾을 때 인근에 들러볼 3곳이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이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남수목원인데 여기는 메타세쿼이어길이 좋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해 다녀왔습니다. 관련 기사(http://www.thegnnews.com/View.aspx?No=2603042)입니다.

또 인근 진주시 지수면엔 삼성, LG, GS 그룹의 창업주가 낳거나 동문수학 한 승산마을과 지수초등학교(K-기업가정신센터)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http://www.thegnnews.com/View.aspx?No=2214783)입니다.

경남수목원은 가족이나 연인이 오붓하게 산책을 할 수 있고, 승산마을은 50채 정도의 한옥이 정갈스럽게 잘 관리돼 있어 고택의 정취를 경험하고, 부자기운을 뜸뿍 챙겨올 수 있는 곳입니다. 진주 동부지역에 있는 3곳은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방문할 때는 인터넷 지도에서 찾아 동선을 줄이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수국꽃만 찍은 사진들

수국정원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수국들의 다양한 모습을 클로즈업 했습니다.

참고로 수국꽃이 다양합니다. 꽃잎을 보고 구분을 해야 합니다. 수더분한 느낌의 꽃이 있고, 화려한 꽃도 있습니다. 이름을 몰라서 종류 구분은 하지 않습니다.

솜사탕같은 수국이 말 그대로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팝콘 꽃을 피운 것같이 풍성하네요. 화려하지 않은 수국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연분홍색이 은은해서 좋습니다.

수국은 하얀색이 많습니다. 한 줄기에서 이렇게 많이 피운다는 게 색다릅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화려한 색감은 아니고, 찐 떡에 색을 입힌 것 같기도 하고요.

'난쟁이집 옆 수국들'. 어울리는 문구인가요?

붉게 핀 수국이 예쁩니다.

진초록색 잎사귀가 선명해 연분홍색 수국꽃이 돋보이게 예쁘게 보입니다.

수국 분위기는 대체로 수더분한데 줄기와 잎, 진한 연분홍색의 조화가 좋습니다. 고상해보이네요.

꽃잎과 잎사귀의 색상이 보다 진해 또 다른 보는 맛이 나네요.

'신비의 빛' 보라색 수국꽃입니다. 매혹적이고도 고혹적입니다.

강한 햇살을 배경으로 근접 촬영을 했습니다.

청초함을 듬뿍 머금은 푸른색 수국꽃입니다.

울글불긋 다양한 색상의 수국 꽃밭입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관리소 직원에게 물어 대나무숲 아래 쪽에 자리잡은 별수국을 찾았습니다. 숲속 어린이도서관 앞 연못 반대편에 있습니다.

별수국. 청초해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초록색 잎사귀와 연한 블루(푸름)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가까이 보아야 예쁘고,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구에 딱 어울리는 별수국입니다.

대나무숲 밑 언덕에 별수국을 심고 오솔길을 냈네요. '대나무숲 밑 작은 수국 꽃밭'입니다.

꽃이 피지 않은 수국이 많습니다. 7월 초중순까지는 만개한 수국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늦지는 않게 천천히 서두르십시오.

계단식 산책로에도 수국은 피어있습니다.

수국오솔길 모습. 오붓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이상 정창현 기자

조금 긴 구경이었습니다. '수국!'. 구경한 느낌이 어떠합니까?

실컷 구경을 하고 나니 큰 부자가 된 듯합니다. 수국 한송이 한송이를 볼 때마다 하얀 쌀을 한 두 대씩 듬뿍 받아든 느낌입니다. 봄에 피는 이팝나무나 조팝나무 꽃이 쌀처럼 생겨 보릿고개 때 허기를 달랬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더 배가 고팠을 테인데 말이죠. 이팝꽃보다 훨씬 커 더 큰 부자가 된 듯합니다.

수국의 꽃말은 꽃색깔 종류 만큼이나 다양합니다.

하얀색은 '변덕, 변심', 분홍색은 '소녀의 꿈, 처녀의 꿈', 노란색은 짝사랑, 파란색은 '거만, 냉담, 냉정, 무정', 보라색은 '진심'이라고 합니다.

여행길, 구경길은 별 것 없지요. 볼거리가 있고, 먹을 거리가 있고,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좋은 곳이지요. 아하! 먹거리 소개가 빠졌네요. 진성IC 옆에 음식점과 커피숖, 마트, 노래방 등이 있습니다. 인근에 골프장 진주CC도 있습니다.

■수국은 왜 절에 많을까?

대체로 이맘 때 절에 들르면 절마당에 풍성하게 보이는 하얀 꽃이 피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꽃은 수국이 아닙니다. 워낙 모양이 비슷해 수국과 구분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절마당 꽃은 백당화라고 하네요. 한국, 일본, 중국, 만주, 아무르, 우수리 등지에 많이 분포합니다. 꽃 모양이 부처님의 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佛頭花)'라고 부르는데 꽃향기가 없어 벌과 나비가 날아오지 않는 중성화(中性花)랍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지요? 스님들은 결혼을 않고 금욕생활로 평생 자기 수련을 합니다.

수국처럼 꽃이 달걀처럼 생겼고 가장자리(주변)에 불규칙한 톱니가 나있고 끝은 3개로 갈라집니다. 뒷면에 털이 있습니다.

수국과 비슷하게 5~6월에 피며 꽃줄기의 끝에 산방꽃이 차례로 달립니다.

줄기는 3~6m를 자라며 어릴 땐 붉은 녹색을 띠지만 자라면 회흑색으로 변합니다. 줄기 껍질은 코르크층이 발달해 불규칙하게 갈라집니다.

백당화는 처음 필 때엔 희거나 연초록을 띱니다. 4~12cm 넓이로 활짝 피며 질 무렵이면 누런 빛으로 변합니다. 꽃은 무성화(無性花)로 씨앗을 맺지 못해 꺾꽂이나 접목으로 번식을 합니다. 열매는 둥근 모양의 핵과(核果)이며 9월에 붉은색으로 익습니다.

절마당에서 보는 백당화는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부처가 태어난 음력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해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습니다. 절에 들을 때 이런 상식을 알고 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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