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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뉴스] 한여름날 수국의 우아한 자태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7.16 19:39 | 최종 수정 2022.07.20 11:57 의견 0

7월 중순 때 이른 폭염 속에서 수국꽃의 향연이 절정이다. 노지 수국은 초여름에서 여름 중순까지 피지만 요즘은 개량종이 많아 6월 초에서 몇 달간을 꾸준히 핀다.

수국은 장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꽃의 외향이 꽃다발처럼 보여 풍성하고 우아하다. 이런 분위기이어선지 사찰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남색(藍色·푸른빛의 자주색) 꽃은 초여름 상징 꽃으로 문학 작품이나 영화에서 서정적으로 자주 묘사 된다.

꽃말도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푸른색 수국은 냉정·냉담·무심을, 흰색 수국은 넓은 마음, 관용을 뜻한다. 붉은 수국, 분홍 수국은 진실한 사랑, 처녀의 꿈을 상징한다. 보라빛 수국은 진심을 나타낸다.

길가에 활짝 핀 수국. 대체로 연초록이지만 흰 꽃도 있다. 정기홍 기자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물을 좋아한다고 해서 수국(水菊)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습기가 많고 비옥한 땅에 심어야 잘 자라고 꽃 모양이 좋다. 꽃이 필 때가 장마철과 겹친다.

일본에서 품종이 많이 개량돼 일본산 수국이 인기다. 부산 태종대의 태종사, 거제도 해안도로, 일본 도쿄 근처인 하코네 등산철도 주변 수국이 유명하다.

활짝 핀 수국을 확대한 모습

하나하나의 꽃잎은 크지 않지만 여러개가 모여서 피기에 기본적으로 크고 탐스러운 꽃다발을 이룬다. 노지 관상용은 물론 실내 소품용으로도 쓰이거나 부케에도 애용된다. 최근에는 꽃잎만 오려내어 가공해 하바리움(herbarium·특수 용액 병에 식물을 보존하는 예술품) 등에 쓰기도 한다.

수국은 기르기가 쉬워 관상·조경용으로 정원에 심거나, 장식용으로 실내 화분에 심어 키운다.

꽃의 색깔은 다양하다. 꽃은 흰색으로 피기 시작하지만 점차 초록색이나 청색이 되고 이어 보라색으로 변한다. 토양 성분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지는데 알칼리 성분인 정상 토양에선 핑크색이 강하고, 화산 지대 등 산성토에서는 푸른색을 띤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수국은 주로 푸른색이다.

이는 땅의 성질을 바꾸어 꽃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수국용 비료는 원하는 꽃색이 될 수 있게 성분이 다르게도 나온다.

담배 연기에 반응하는 노랑코스모스, 아황산가스에 반응하는 나팔꽃, 방사능에 반응하는 자주달개비 등도 주변 여건에 따라 꽃색이 바뀐다.

요새는 토질과 상관 없이 색이 고정된 품종이 나온다.

개량 수국은 꽃의 색감과 모양이 다양해 일반인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품종만 해도 많다. 지금도 장미나 국화처럼 품종 개발이 진행 중이다. 품종에 따라 꽃의 기본 색상과 모양뿐 아니라 질 때의 꽃 색깔도 세세하게 점검 한다.

수국은 수분이 불가능해 열매를 맺지 못하고 달리 인공수분을 한다. 요즘 보는 수국들은 큰 꽃잎만 생기도록 개량한 것이다.

수국이 유명하다 보니 비슷한 꽃을 수국으로 오인 하기도 한다. 불두화는 흰색 수국과 꽃 모양이 흡사하다. 잎의 모양을 보면 수국은 끝이 갈라지지 않은 깻잎 모양이고 불두화는 중도에 3갈래로 갈라져 있다.

설구화, 백당나무도 수국과 비슷하다. 둘 다 꽃잎은 흰색이다. 백당나무는 뚜렷하게 나뭇잎이 세 갈래로 갈라져 구별할 수 있지만 설구화는 수국과 너무 비슷해 수국이 흰색이면 분간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설구화의 잎이 좀 더 둥근 편이다.

흰 수국 꽃밭. 이상 정기홍 기자

뿌리에는 할로푸지논이 함유돼 있어 자가면역 관련 질환의 진행을 억제한다.

차로 많이 마신다. 사찰에 수국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수국과 중에 '산수국'이나 '수국차'로 부르는 특정 수국의 잎만 해당한다.

'수국차'로 만든 차를 감로차(甘露茶) 혹은 이슬차라고 한다. 일본에선 감차(甘茶)라고도 하고, 아마차라 부르기도 한다.

단맛이 나 많이 마시면 담석증과 자궁수축이 생기니 유의해야 한다. 또 우리가 흔히 아는 관상용 수국에는 독성이 있어 함부로 식용하거나 차로 마시면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수국차는 단맛이 나지만 당이 몸에 흡수 되지 않아 다이어트를 하는 중에 단 음료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또 단맛이 있지만 오히려 혈당이 낮아지는 효과까지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차다.

이는 수국차의 감미 성분이 필로둘신(phyllodulcin) 성분 때문인데, 필로둘신은 수국차의 잎이 건조 되기 전엔 배당체의 형체로 함유돼 있다가 수국차의 잎이 건조 되는 과정에서 효소작용으로 분해되면서 단맛을 내는 성분이다.

이런 이유로 수국차를 적당히 우려내고 먹으면 은은하게 단맛을 느낄 수 있지만, 필로둘신의 단맛은 강해 수국차를 달인 물을 그대로 뒀다가 마시면 처음 먹을 때보다 더 달게 느껴진다. 단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차다.

그렇지만 수국차는 다른 차와 섞어 타도 자연스러운 단맛이 나는데다가 향이 강하지 않아 향기는 좋지만 쓰거나 신 차를 마시기 힘들어하는 사람은 섞어 마셔도 된다.

티백 두 개를 담가놓은 찻물에서 단맛이 살짝 우러나올 정도로만 수국차 티백을 담가뒀다가 빼면 설탕 없이도 단맛이 감도는 차를 맛볼 수 있다.

산수국은 일반 수국보다 작고 잎은 더 길다.

수국은 꽂 전부가 장식꽃으로 무성화이지만 산수국은 꽃차례의 외곽 부분만 무성화고 안쪽은 열매를 맺는 진짜 꽃이다. 산수국은 수국처럼 키우기도 하지만 공원 등에서 야생으로 자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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