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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여든 살에 쓴 에세이 '이처럼 한세상(A Life In This Way)'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7.19 18:30 | 최종 수정 2023.07.20 02:43 의견 0

평생을 영어와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살아 온 김인식 교수가 80여 년 인생을 되새긴 회고록 '이처럼 한세상'(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을 펴냈다. 지난 인생을 가감없는 스케일로 담아냈다. 376페이지, 2만 5000원

회고록으로는 특이하게 각 챕터(chapter·장)마다 노교수의 감정과 철학을 담은 짧은 칼럼 ‘여는 글’을 싣고 있다.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삶의 회고를 통해 파고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록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똑같은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나 살면서 각자 자신만의 인생 스토리를 쌓아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치열하던 인생의 전성기를 마치고 생의 반환점, 제2의 인생에 들어선 이들의 인생을 돌이켜 엮은 회고록은 후대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함께 인생의 진실과 교훈을 전달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이처럼 한세상'은 서울정일학원 등 유명 입시학원의 영어 강사를 거쳐 YBM 시사영어사의 TIME지 교육강사, 대구 경산대 인문대학 영어강사, 경기 용인 루터대 겸임교수, 대구한의대 기린원 영어교수 등 다양한 위치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영어와 문학을 연구하는 평생 학자로서 살아 온 김인식 교수의 80여 년 인생을 가감 없는 스케일로 담아 낸 회고록이다.

회고록이라고 하면 보통 어느 정도는 긍정적인 부분, 자랑할 만한 부분을 강조하거나 자신의 인생에서 모자란 부분, 부끄러운 부분 등을 가리고 덧칠하려고 하는 욕망이 녹아들기 쉬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인식 교수는 이러한 욕망을 과감하게 거부하고, 오랜 세월을 교육자로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살아 오면서 경험했던 기쁨과 영광, 오욕과 실수, 번뇌와 슬픔까지도 과감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며 자신의 실수와 부족함으로 상처 입고 아파했던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또한 이 책은 회고록으로서는 특이하게 각 챕터마다 김인식 교수의 감정과 철학을 담은 짤막한 칼럼을 ‘여는 글’로 싣고 있으며 이를 통해 김인식 교수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자신의 인생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머리말에서 폴 로빈슨의 수필 ‘왜 쓰는가?’를 인용하여 학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통해 진실을 탐구하고 전승하겠다는 강한 열정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1챕터의 여는 글 ‘인생’, 2챕터의 여는 글 ‘공부’, 3챕터의 여는 글 ‘인생과 사랑’ 등 각 챕터의 시작을 장식하는 ‘여는 글’ 칼럼은 김인식 교수가 80여 년의 인생을 살아오며 갖게 된 인문학적인 지혜와 사색을 풍성하게 담고 있으며 이 책을 읽는 젊은 세대 독자들에게 삶의 큰 지혜를 전달해 줄 것이다.

▶저자 소개/저자 김인식

학력

·‌영주중학교 4회 졸업

·‌안동사범학교 9회 졸업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과 졸업 문학사

·‌세종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졸업 문학석사

·‌단국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문학박사

경력

전) 서울정일학원 강사

전) ‌강남대학교 문과대학 영문과 강사

전) ‌루터신학대학교 대학영어 전담 강사

전)‌‌YBM 시사영어사 타임TIME지 강사

전) ‌경산대학교 인문대학 영어 강사

전) 루터대학교 겸임교수

전) ‌대구한의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객원교수

전) ‌대구한의대학교 기린원 영어교수

▶목차

회고록 서문 회고록을 여는 마음 011

추천사 김인식(金仁植) 교수의 회고록에 즈음하여(김호진) 016

제1장 태어나서 곱게 자라다

여는글 일생(From Birth To Death) 020

추천사 김인식 집사님의 회고록을 추천하며(박황우) 025

-1 어버이 날 낳으시고(Birth) 027

-2 형제(兄弟)와 자매(姉妹) 029

-3 나의 살던 고향(故鄕)은? 030

-4 빼앗긴 들에 찾아온 봄소식 031

-5 민족상잔(民族相殘)의 비극 6·25와 빛나는 졸업장(卒業狀) 035

제2장 그리운 학창시절(學窓時節)과 군생활(軍生活)

여는글 공부(Study) 044

추천사 존경하는 형님께(김종식) 049

-1 학창(學窓)의 꿈 051

-2 맹자(孟子)와 순자(荀子) 그리고 전학(轉學) 054

-3 고교(高校)에서 처음 느껴 본 심정 058

-4 시선(詩仙) 이백(李白)도 술 때문에 062

-5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064

-6 대학에서 터진 염복(艶福), 아내가 넷 069

-7 젊음은 성실했지만 깊지는 않았다 075

-8 백사장(白沙場)에서 사라지다 077

-9 춤추는 열정 080

-10 브라운(Brown) 목사님과 봉화(奉化) 거리를 휩쓸다 084

-11 국군 아저씨가 되다 087

(1) 논산 훈련소에서 느끼는 기이한 현상 087

(2) 또 다른 현상 090

(3) 육본(陸本)으로 가다 091

(4) 뜻밖의 기쁨과 영원한 슬픔 094

(5) 아버님과 정이 떨어지다 097

제3장 자립(自立)과 결혼(結婚)

여는글 Life And Love 100

추천사 김인식(金仁植) 박사(博士)의 회상록을 기리며(이재운) 106

-1 학교장(學校葬)을 치르다 107

-2 총각 선생님 109

(1) 첫 직장에서의 실수 109

(2) 질투와 시기가 빚은 천추(千秋)의 한(恨) 111

(3) 호랑이 잡을 생각은 아예 두려워서 114

(4) 신명(信明)에서 부딪친 뜻밖의 암초(暗礁) 115

-3 타의(他意) 반 자의(自意) 반의 방향전환(方向轉換) 118

-4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나의 반쪽을 찾다 120

제4장 낮과 밤

여는글 영어와 함께 온 나의 길 126

(1) 머리말 (2) 나의 길 (3) 맺음말

추천사 아주 특별한 만남(이상민) 134

-1 일신학원과 대구학원에서 시작된 두 번째 사회생활 136

-2 청산(靑山)에 살어리랏다 142

-3 새로움 없는 유신(維新) 146

-4 이름만 상아탑(象牙塔) 147

-5 양지(養志)에서 내 뜻도 함께 기르다 152

-6 양영(養英)으로 옮기다 155

-7 정일(正一)에서 터득한 살리에리(Salieri)의 고민(苦悶) 157

-8 올림픽아파트의 애환(哀歡) 속에서 박사(博士)가 되다 161

(1) 새로 산 우리 집 ‘올림픽 아파트’ 161

(2) 미영과 경연 그리고 경민 163

(3) 미영의 연대 작곡과 장학생 합격 164

(4) 모범(模範)은 경연의 일생(一生) 167

(5) 경민의 도량(度量) 168

(6) 미국 여행 169

(7) 하와이(Hawaii)대학교에서 공격한 미개(未開)한 서양식(西洋式) 170

(8) 민속공연장의 한국어 아나운서가 되다 172

(9) 추한 한국인(Ugly Korean) 174

(10) 경솔(輕率)이 부른 실수 175

(11) 히피(Hippy)족 175

(12) 어머님의 실망 176

(13) 며느리의 겹친 고난 177

(14) 어머니 방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쓰다 178

(15) 가르치며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실수 179

제5장 상아탑(象牙塔)의 꿈

여는글 An Isosceles Triangle Of Love 184

추천사 김인식 교수님!(이은경) 199

-1 대학(大學)에서 200

(1) 교수 생활 200

(2) 루터대학교에서 겸임 교수가 되다 203

(3) 경산대학교의 객원 교수 및 기린원교수가 되다 209

-2 학력과 경력 212

-3 연구와 저술 활동 214

제6장 슬픔은 강물처럼

여는글 In No Strange Land(Francis Thompson) 218

추천사 김인식 교수님의 회고록을 축하하며(이명수) 219

-1 인고(忍苦)의 세월 220

(1) 서서히 순차적(順次的)으로 닥친 슬픔 220

(2) 어려움과 슬픔은 미영, 경연, 경민의 보약이 되어 223

(3) 엎친 데 덮친 고민 227

-2 괴로움과 함께 믿음은 깊어지고 228

(1) 주님의 은혜 228

(2) 성경의 저자 233

(3) 수원의 영통에서 서울의 응봉동으로 246

-3 희망(希望)과 실망(失望) 248

(1) 함께 찾은 아내의 건강을 다시 잃고 248

(2) 한지수(韓知受) 태어나다 249

(3) 투병기(鬪病記) 250

-4 슬픔은 그리움으로 쌓이고 255

(1) 삶의 아이러니(irony) 255

(2) 그리운 아내에게 256

(3) 세계는 무대 262

제7장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여는글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266

추천사 사랑하는 나의 김인식 할배(한지수) 267

-1 아내가 떠나도 삶은 이어지고 269

-2 선대(先代) 271

-3 당대(當代) 275

-4 후대(後代) 277

(1) 딸과 아들 277

(2) 미영네 278

(3) 경연네 282

(4) 경민네 284

제8장 다른 세상

여는글 Travelling 288

추천사 우리 할배(배하민) 295

가끔 우리 할아버지는…… / 사랑하는 할배께(배하연) 296

-1 금수강산(錦繡江山) 298

(1) 서울 298

(2) 대구(大邱) 300

(3) 경주(慶州) 301

(4) 부산(釜山) 302

(5) 진해(鎭海)와 진주(晉州) 그리고 한려수도(閑麗水道) 302

(6) 제주도(濟州島) 303

(7) 강원도(江原道) 304

(8) 청주(淸州), 충주(忠州)와 보은(報恩)의 속리산(俗離山) 305

(9) 공주(公州) 그리고 부여(扶餘) 307

(10) 전주(全州)와 광주(光州) 308

-2 제네바(Geneva), 밀라노(Milano) 그리고 파리(Paris) 309

(1) 제네바(Geneva) 309

(2) 밀라노(Milano) 317

(3) 파리(Paris) 319

-3 로마(Rome), 폼페이(Pompeii) 그리고 나폴리(Napoli) 322

(1) 로마(Rome) 322

(2) 폼페이(Pompeii) 327

(3) 나폴리(Napoli) 328

-4 타이베이(臺北), 하와이(Hawaii) 그리고 카프리(Capri) 329

(1) 타이베이(臺北) 329

(2) 하와이(Hawaii) 330

(3) 카프리(Capri) 332

-5 메랑(Meyrin), 뚜와리(Thoiry) 그리고 바르셀로나(Barcelona) 333

(1) 메랑(Meyrin) 333

(2) 뚜와리(Thoiry) 335

(3) 바르셀로나(Barcelona) 339

제9장 은퇴(隱退)와 환희(歡喜)

여는글 Love’s Secret(William Blake) 342

추천사 시아버님께 올리는 글(조미지) 344

-1 제비가 아무나 되나 346

-2 문화교실(文化敎室)과 성인영어반(成人英語班) 349

-3 황혼(黃昏)의 축복(祝福) 356

제10장 회고록을 마치며

여는글 On Death(Walter Savage Landor) 364

추천사 자기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정성(서우달) 365

회고록을 닫는 마음 367

A Lament(Percy Bysshe Shelley) 370

출간후기 372

본문 미리보기

▶회고록 서문

회고록을 여는 마음

높고 푸른 하늘에 흘러가듯 떠도는 하얀 구름이 산들바람에 떨어지는 오동잎 따라 땅 위에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책상 앞 창문 밖으로 먼 산허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유경환의 시 '산노을'이 귓가에 맴돌더니 누군가 나를 불러 마음 깊이 은은하게 속삭인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옛 정경을 아련하게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나를 돌아본다. 석양에 붉게 물든 하늘과 노을 진 언덕의 황혼에 비낀 단풍을 보고 있으려니 석양, 노을, 황혼 그리고 단풍이 모두 새삼스럽게 나를 일깨워 내 나이도 이미 종심을 지나 산수에 들어섰음을 깨달았다. 눈 앞의 거울을 보니 마음속의 나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거울 속의 나는 많이도 변했구나.

생각하면 참으로 먼 길을 걸어서 돌아오느라 늦었으나 뒤돌아보면 너무나 짧은 순간이라 허무와 공허가 가슴을 친다.

그래도 저승의 꽃밭보다 이승의 풀밭이 더 곱다기에 만수무강을 바라는 범부의 소망은 남아 있다. 다만 여생을 덧없이 보내지 않고 조금이라도 뜻깊은 삶이 되도록 만년에 시작하여 명사가 된 선인들의 본을 받아 나도 만시지탄이지만 새로운 각오로 정진하여 아름다운 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로써 몸소 실천하여 내게 즐거운 웃음을 주는 행복의 서광이 비치게 될지 아니면 허탈하게 남을 웃기는 슬픈 소극으로 막을 내릴지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종심의 나이에 새로이 시작하여 산수에 들어 첫 개인전을 열고 상수를 누리며 대성을 거둔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 할머니와 상수에 시집을 내고 일본 열도를 감동시킨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있고, 상수를 지나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김형석 교수의 철학 강의도 살아 있다.

일생을 뒤돌아보고 인생길 굽이마다 소복소복 쌓인 한과 원이 담긴 회고록을 먼저 쓰기로 결심하니 눈앞이 아득하고 걱정이 태산 같다. 우선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기록을 남기는 것이 까닭 없이 두렵고 스스로 회고록을 쓸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부끄러움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른바 명사들의 화려한 번화가가 아름드리 소나무가 지키고 서 있는 마을 입구에 꼭 필요한 길이 될 수는 없음을 깨닫는 순간, 보통 사람의 회고록도 시대에 순응하고 시대를 비판하며 시대의 흐름을 보여 주는 기록의 가치가 충분함을 분명히 깨달았다.

삶의 가치는 저마다의 삶에 따라 진실한 노력을 다하여, 태어났을 때의 사회보다 죽음을 앞둔 때의 사회가 더욱 발전하고 그 발전 속에 자신의 작은 힘이나마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으로 나타난다. 평생 영어 교육과 영어학 연구로 이 사회에 도움을 주었으며 지금도 지역 사회의 성인을 위한 영어 교육에 몸을 담고 있으니, 이 또한 작지만 꾸준한 도움의 발자취라고 스스로 위로하더라도 지나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겠지!

한결같은 순정으로 1.내가 2.한평생 3.이 땅에 4.진실을 5.남기려는 6.삶의 기록은 이 넓은 세상에 오로지 하나뿐이다. 실수, 실패, 실망으로 찬 나의 삼실 일생이지만 가감 없이 있었던 그대로를 내 손으로 참되게 쓰려고 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온전히 내 책이다. 내 삶의 회고록이며 동시에 참회록이다.

폴 로빈슨은 '왜 쓰는가?'라는 수필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글을 쓰는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돈을 벌기 위함이다. One writes to make money.

이런 동기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둘째는 명성을 얻기 위함이다. One writes to gain a reputation.

보통 사람의 진솔한 기록이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다면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

셋째는 진실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One writes to tell the truth.

누구나 회고록을 쓰려는 목적은 진실을 밝혀 진리를 찾고 지혜를 남겨 진정한 삶의 방향을 깨닫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인간의 진정한 진실은 죽음을 앞에 둔 마지막 순간에 신과 천륜을 어기지 않으려는 애틋한 소망으로 나타나는 거룩한 참회라고 믿는다.

베이컨은 진실이야말로 밝은 대낮의 햇빛 속에서 그 아름다운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진주의 모습과 같다고 했다. 진실한 자세로 삶의 흔적을 기록하고 그간의 잘못을 참회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아름다움이다.

나의 회고록은 나 자신과 내 가족 그리고 친지와 친구들에게 지난 세월의 어리석었던 내 실수를 반성하고 용서를 빌며 또한 이 보잘것없는 회고를 읽어 볼 젊은이들이 나와 같은 어리석고 옹졸한 판단으로 실패를 맛보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쓴 기록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아낌없는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 주신 모든 분의 성의에 감사드리며 늦었으나 깨달은 사랑을 아낌없이 바친다. 훌륭한 업적으로 이 사회에 명성을 남긴 귀빈의 높고 깊은 말씀으로 도움을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고, 예쁘고 귀여운 사랑의 편지를 써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 내 피붙이들과 그들의 배필 그리고 형제자매에게 고맙고, 그들이 있어서 기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에 즐겁고 행복하다.

인생은 고해苦海라지만, 그러므로 그리고 그럼에도 아름답다. Life is a bitter sea but therefore and yet it is beautiful.

- 2020년 1월

▶추천사

김인식(金仁植) 교수의 회고록에 즈음하여

김인식 교수가 회고록에 실을 나의 축사를 부탁하여 걱정 반 위로 반이었다. 나이 탓인지 글 한 줄 쓰기가 힘들어 걱정되었으나, 여든이 지난 나이에 회고록을 내는 김 교수의 열정에 위로를 느끼며 쓰기로 작정했다.

금인 김인식 교수는 나와 안동 사범 동기 동창이다. 1955년에 입학하여 1958년에 졸업한 우리들은 동기 동창회를 오팔회라 하거니와 졸업 후 동기생들 모두가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뿔뿔이 흩어졌다. 당연히 금인과 나도 헤어지고 각자의 길을 걸었다. 금인은 바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하여 이십여 년 뒤에 서울에서 다시 만났을 때 금인은 영문학 교수가 되어 있었다.

김 교수와 동문수학한 나도 초등학교에서 봉직하다가 곧 대학에 진학하여 대학교수로서 정년을 맞고 잠시 정관계에 몸을 담았었다. 이후로 금인과 나는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만나 정담을 나누고 있고 때로는 사회적 문제의 담론도 가졌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세월로 따지면 70년이 넘는 긴 교유 기간에 젊음과 패기가 넘치던 삶의 황금기에 각자의 갈 길이 바빠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우나 지금이라도 만나서 나누는 친구로서의 따뜻한 우정과 인정이 감사하다.

김 교수는 학문과 인품이 모두 뛰어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 특히 건강 관리가 철저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나이에 비해 십 년은 젊어 보인다. 그러나 김 교수의 가장 큰 매력은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소탈한 성품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내가 김 교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거듭 김 교수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하면서 백수 시대에 천수를 빈다.

- 2022년 8월

▶출간 후기/ 회고를 통해 삶의 진실을 쫓는 생의 탐구록/ 권선복(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는 영장류의 한 종류지만 다른 동물들과는 차별화된 문명사회를 이룩하고 지구 생태계의 정점으로서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가진 어떠한 능력이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된 사회를 이룩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일까요? 몇 가지 후보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능력은 ‘기록’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시공간을 넘어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계속하여 축적되고 보완되는 특성이 있기에, 기록은 인류를 발전시키는 힘 그 자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이처럼 한세상'은 평생을 스승이자 학자로서, 진리를 탐구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삶을 살아온 김인식 교수의 생애를 담아낸 회고록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만으로 한 권의 책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은 김인식 교수의 인생 전체를 담아낸 회고록임과 동시에 인생의 다양한 변곡점에서 보여 준 선택과 고뇌, 기쁨과 슬픔, 만족과 후회를 솔직하게 담아내었으며, 인생 속 만남과 이별로 얽힌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대서사시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회고록이자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고 한다면 ‘진솔한 삶의 솔직한 고백’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자서전이라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자신의 삶을 미화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덧칠하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김인식 교수는 자신의 삶을 미화하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하며 자신의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부분, 돌이키고 싶지만 돌이키지 못했던 행동을 명백하게 직시하면서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사죄를 구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이는 김인식 교수가 '이처럼 한세상'의 서문에서 폴 로빈슨의 수필, ‘왜 쓰는가?’를 인용하여 밝히고 있는 이 책의 출판 목적인 ‘진실을 밝히고 지혜를 남겨 후세에게 삶의 방향성을 일깨워 주는 것’과도 그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하고도 강직한 학자의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김인식 교수의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삶의 의미와 그 기록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는 순간을 가지기를 희망합니다.

특별히 젊은이들이 삶을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와 삶을 마감하며 기록을 남길 때 이 책이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굳게 믿으며, 모든 분의 마음속에 행복 에너지가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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