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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해체 전말] 4대강 반대 단체 조사평가단 "생각 없는 국민에게 말 되는 것처럼 만들면 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7.20 19:06 | 최종 수정 2023.07.21 23:23 의견 0

금강·영산강의 5개 보(洑) 해체·개방 결정 때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조사평가단)에 참여한 4대강 반대 단체 관계자들이 당시 회의에서 "아무 생각 없는 국민들이 들었을 때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사평가단은 금강·영산강의 5개 보 해체·개방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년 9월 환경부가 카드뉴스로 공개한 홍보물. 환경부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금강·영산강 보 해체·개방 관련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평가단에 참여한 4대강 반대 단체 추천 민간 위원들은 '4대강 보를 해체하면 강의 수질과 생태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논의를 했다.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조직도. 환경부 제공

조사평가단 구성은 4대강 사업 반대 시민단체인 '4대강 재자연화 시민위원회(재자연위)'가 좌지우지했다. 재자연위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181개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보를 해체했을 때 수질이 얼마나 개선될 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에 일부 위원은 보 설치 전에 측정한 수질 자료를 갖다 쓰자고 주장했다. 보를 해체하면 보 설치 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간다는 전제로 수질을 예측하자는 말이었다.

하지만 보 설치 과정에서 강 형태가 변했고 강에 오염물이 꾸준히 유입돼 과거 수질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부담이 됐다. 위원들은 이를 알고 있었다.

한 민간 위원은 조사평가단 회의에서 “과거 자료는 ‘노이쓰기란 부담이즈’(잡음)를 안고 있다. 우리 반대편에 있는 전문가들이 볼 때는 (과거 자료를 쓰면) ‘웬 무식한 이야기냐’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논쟁 끝에 조사평가단은 과거 수질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가 적용해 보를 해체·개방 하면 수질이 크게 좋아진다고 예측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로 했다.

이 와중에 한 민간 위원은 “관심 없는 시민의 관점에서 보면 (보 설치 전 수질 자료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른 민간 위원도 “보 설치 이전의 수치를 쓰는 것이, 아무 생각 없는 국민들이 딱 들었을 때는 '그게 말이 되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메시지 전달용으로는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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