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지난 주말인 29~30일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9명)의 78%에 육박하는 수치다. 대다수의 사망자가 7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밭일과 논일 등 농작업을 하다가 사망했다.
3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 종합 결과 29일 폭염으로 7명, 30일 5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열사병)는 총 1015명이었다. 장마 후 폭염 때 급증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폭염특보(낮최고체감온도 33~36도)가 발효된 지역에서 농작업을 하던 70대 이상의 고령자였다. 사망 시간대는 낮 12시부터 오후5시까지 낮 시간대가 52.3%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오전 시간대인 10∼12시 발생도 17.8%였다.
온열질환 발생은 실외 작업장(30.9%), 길가(12.5%), 논밭(11.8%) 순으로 실외(80.9%)가 실내(19.1%)보다 4.4배 많았다. 대다수가 비닐하우스와 밭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던 경남에서는 29일 농사 일을 하던 2명이 숨졌다.
남해에서는 80대 여성이 밭일을 하다 지난 29일 오후 4시쯤 숨졌고, 밀양시에서는 29일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하던 50대 남성이 쓰러져 치료를 받다가 29일 오후 11시쯤 숨졌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도내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5명이다. 거제와 김해, 창원 순이었다.
경북에서도 이날 밭일을 하던 70∼90대 4명이 숨졌다.
문경시 영순면에서는 오후 5시 8분쯤 밭일을 하던 80대 김 모(여) 씨가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소방 요원이 출동했을 때 사후강직(死後強直·사후 근육이완 시기가 지나면 전신의 근육이 굳어지는 현상) 상태였고 체온은 40.8도였다.
30일 오후 2시 9분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도 80대 남성이 풀밭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같은 말 경기 양평군 옥수수밭과 안성시 밭에서도 온열질환 사망 사례가 나왔다.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우리나라의 여름 무더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민들께서는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부모님과 이웃들이 더운 날씨에 외출하거나 논밭일을 하지 않도록 함께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볕더위 안전수칙
- 물과 염분 자주 섭취하고 외출·활동 자제 등 시원하게 지내는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 야외작업장에서는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게 하고, 가장 무더운 시간인 오후 2~5시에는 모든 옥외작업을 멈추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 야외 활동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쉬어야 한다.
-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해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 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더위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춰야 한다.
- 어린이, 노약자, 임신부 등은 불볕더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축산농가에서는 축사 온도를 조절하고 방역을 해야 한다.
- 농작물 화상(햇볕데임)과 병해충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경남 남해안 지역에서는 양식 생물의 고수온에 대비해야 한다.
- 에어컨 실외기의 화재 가능성 있으니 미리 점검해야 한다.
■31일 11시 30분 기준 부울경 폭염 현황/부산기상청 제공
○ 부산,울산, 경남 폭염특보 발효 중
○ 당분간 부산, 울산, 경남의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는 곳이 많겠고, 도심지와 해안지역 중심으로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음.
○ 일부 지역에서는 낮 동안 소나기가 내리며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가겠으나, 그치면 다시 빠르게 올라 무더운 날씨가 계속 되겠음.
· 온열 질환자(질병관리청, ~07.29.) 139명(사망자 4명)
· 기타 (07.31. 기준) 1명(사망자 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