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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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18:43 | 최종 수정 2023.08.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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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음이 우렁찹니다.
여름방학 때면 매미채를 만들어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방학숙제 곤충채집용으로 잡던 '낭만과 추억'의 그 매미는 더 이상 아닌 듯합니다.
한여름을 상징하는 곤충이었는데, 요즘 집 근처 나무에 붙어서 대놓고 울어대니 '소음 불청객'이 돼버렸습니다. 예전 우는 소리나 지금이나 크기는 다름이 없는데 우리 인간이 너무 영악해진 건가요? 시골의 매미 울음이야 자연 그대로의 음이고, 도시의 매미 소리는 건물 벽 등 막힌 곳이 많아 울림 등으로 더 시끄럽다고도 합니다.
무심코 지나다가 집 근처 나무를 보니 하나같이 나무 한 그루에 수마리의 매미 허물이 붙어있더군요. 허물이란 동물이 탈피 하기 전의 외골격이나 피부가 벗겨져 버려진 것입니다. 뱀도 마찬가지이지요.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물국필반(物極必反)이란 사자성어에서 보듯 한여름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한 이틀 전만 해도 동시다발로 울어대 귀청을 울려 TV 볼륨을 더 키워야 했지만, 그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매미는 7년간 땅 속에서 애벌레로 지나다가 지상으로 나와 허물을 벗고 7일 정도 살다가 간다고 합니다. 모든 매미가 꼭 7일간은 아니겠지요. 짝을 찾아 울어대는 애절한 매미 소리가 짧은 생 때문인가 하고 생각을 할라치면 무척 애처롭기도 합니다.
길지 않은 이 한여름 왕울음 소리를 지청구 하지 말고 매미와 함께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