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경질했다. 윤 대통령은 또 권춘택 1차장(해외 담당), 김수연 2차장(대북 담당)도 각각 홍장원·황원진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으로 교체했다.
홍 신임 1차장은 후임 국정원장 지명될 때까지는 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윤 대통령이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뒤 국정원 수뇌부를 전부 교체한 것은 국정원 내부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외부로 계속 표출돼 지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2023년도 업무 계획 보고 전에 김규현 원장(오른쪽 네번째) 등 국정원 간부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원장은 윤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해 5월 임명돼 1년 반 만에 교체됐다.
권 전 1차장은 지난해 5월, 김 전 2차장은 지난해 6월 임명됐었다.
홍 신임 1차장은 위관(尉官·준위~소위~대위) 때 국정원에 들어와 이후 대북 공박 파트에서 일했고 전 주영국대사관 공사를 역임했다. 황 신임 2차장은 국정원 북한정보국장을 지내 해외 정보통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원장의 교체와 관련 “정권 초기에는 한미 정보 협조 체계가 약화된 상태여서 미국통 국정원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대북 정보 전문가를 투입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원장과 차관급인 차장 2명을 동시에 교체한 경우가 드물어 국정원 조직 인사 파동의 심각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국정원에선 지난 6월 특정 간부의 인사 전횡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윤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둔 이달 초에도 다시 인사 문제가 외부로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