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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해수위, 대통령 거부권 행사한 새 양곡법 개정안 야당 단독으로 재의결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03 21:54 | 최종 수정 2024.02.10 18:28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미곡의 가격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경우 정부가 미곡의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관리양곡을 판매하는 등 대책을 의무적으로 수립·시행하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길가에 수확한 톤백(800kg) 벼 부대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정창현 기자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이전 양곡법 개정안 내용보다는 정부 의무 매입 부분을 완화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정부의 시장개입 조항을 담고 있고, 국회 일사부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반대해왔다.

여야 간 이견이 좁아지지 않자 농해수위 위원 6명이 포함된 안건조정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여당 측은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포함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두 차례 열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상대가 없는 상태로 한 안건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조정 내용 설명 도중 퇴장했습니다.

민주당 윤 의원은 "이전 개정안은 법률에 의해 미곡을 강제 의무 격리하도록 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가 일정하게 심의해 기준을 정하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놨다"면서 유사동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안조위 구성에 대해 "내가 충분히 여야 의원들의 얘기를 들었고, 국회법에 아무런 하자 없이 구성됐다"고 야당 손을 들어줬다.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의의장은 2일 ‘쌀값 안정대책 당정협의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작년 4월 최종 부결됐다. 하지만 농해수위에서는 야당이 또다시 강행 처리했다"고 4월 총선용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6.4kg으로 재작년보다 0.6% 줄어들었다”며 “2019년 소비량이 60kg 아래로 떨어진 이래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곤 의원은 “지난번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과 유사동질한 법”이라며 “시장과 정부의 정책기능을 극히 제약하고 법으로 가격을 정하는 좌파적 성향이 농후한 규정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또 1일 농산물에 가격 안정제를 도입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농어업회의소 설립 근거를 담은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식품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융복합 기반을 마련하는 푸드테크산업육성법 제정안도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개정안 의결 후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과잉생산, 가격 하락 등 시장 개입에 부작용을 우려해 정부가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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