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유레카] 오늘(6월 6일)은 현충일···몰랐던 뜻밖의 유래가 있었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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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6 13:45 | 최종 수정 2024.06.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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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6월 6일은 현충일(顯忠日)입니다. 나타날 현(顯), 충성 충(忠)으로 '충렬을 드러내는 날'이란 뜻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음력으론 5월이 시작되는 첫날이네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등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입니다. 또한 6월은 현충일과 6·25 한국전쟁 발발일을 기린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이날이 현충일로 지정된 특이한 유래가 있습니다.
현충일이 처음으로 지정된 것은 1956년입니다.
1956년 4월 19일, 6·25 참전용사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현충일을 대통령령 제1145호로 제정했지요.
근 20년이 흐른 뒤인 1975년 1월 27일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며 지금의 이름인 현충일이 됐습니다.
정부기념일은 1982년 5월 15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정부기념일로 제정됐습니다.
현충일을 왜 6월 6일로 정했을까요.
절기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한해 24절기 중 9번째인 '망종(芒種)'과 관련이 있습니다. 벼와 같이 수염이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리는 때란 뜻입니다.
예로부터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시작하는 망종 정기는 농경사회에서 가장 좋은 날(양기가 최고인 날) 중의 하나로 쳤습니다. 만물에 양기가 가득하니 나라를 지킨 이들에 대한 예를 갖추는 최적의 날이란 뜻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의 현종 때는 조정에서 장병들의 뼈를 그들의 집으로 가져가서 제사 지내도록 했고, 조선 때도 6월 6일에 병사들의 유해를 안장했다고 전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6·25전쟁에서 가장 많은 장병들이 희생됐다는 것이고, 현충일로 지정한 1956년의 '망종'이 때마침 양력 6월 6일이었습니다.
나라(땅)가 없는 국민은 불행합니다. 유대인처럼 유목을 하듯 떠돌아 다닌 민족이 더러 있습니다.
오늘의 공휴일로 쉬는 날입니다. 다만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운' 분들의 헌신을 오롯이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폭염과 혹한, 포탄과 총알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오직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피 흘리던 처절함을 생각해 볼 이유는 있습니다. 참호 속에서 아침을 같이 먹던 전우의 피범벅 시신을 안고 하염없이 눈물 짓던 모습도 꼭 생각해야 합니다.
정부는 6월 한 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많은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관공서 말고 가정에서도 조기를 게양합시다. 오전 10시 정각에 올리는 추모 사이렌에 잠시 가던 길 멈추고 묵념도 해야합니다. 피 흘려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만든, 먼저 가신 이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