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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병원 공실 넘친다"···정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대형 병원에 "병상 수 줄여라"

복지부 "인구당 병상 OECD 1위로 과잉 상태"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7.11 17:10 의견 0

국내 대형 병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총 6600여 병상 규모의 분원을 짓기로 한 가운데, 정부가 해당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제동을 걸었다. 분원 중 4800여 병상(73%)을 짓지마라고 했다. 정부가 수도권 대형 병원dml 분원 설립에 제동을 건 것은 처음이다.

수도권 대형 병원에 병상이 지나치게 많으면 지역 병원의 의사·환자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고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사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추진한 비수도권 의대 증원 정책과도 배치된다.

경상국립대병원 전경. 정창현 기자

11일 조선일보의 단독기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전국 70곳의 병원 가운데 63곳(90%)에 ‘병상 과잉 상태이니 병상을 더 짓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보다 수도권 병원의 쏠림이 더 심해지면 지방 병원은 공실이 넘쳐나 문을 닫게 될 우려가 크다”며 “이번부터 병상 수를 본격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5년마다 전국을 70개 지역으로 나눠 병원의 병상 수가 적절한지 분석해 적정 규모를 유지하도록 조정하고 있다.

병원 설립 허가는 지자체장의 권한이지만 복지부가 지역의 병상 규모가 과잉이라고 판단하면 병원 설립을 허가하기 힘들다. 정부는 대형 병원을 지을 때 병원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 병원 분원을 짓기로 한 수도권 지역은 ▲가천대길병원(서울 송파)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서울대병원(경기 시흥) ▲인하대병원(경기 김포) ▲아주대병원(경기 파주·평택) ▲고려대의료원(경기 과천·남양주) ▲연세의료원(인천 송도) ▲경희의료원(경기 하남) 등 10곳에 6600여 병상이다.

고대의료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제4병원 이미지.

복지부는 이 가운데 송도(연세의료원), 과천(고려대의료원), 하남(경희의료원)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 7곳(4800여 병상)이 들어설 지역을 ‘병상 과잉 지역’으로 판단했다.

우리나라 전체 병상 수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8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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