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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쯔양, 유튜버 '구제역'이 받아간 5500만 원 전말 밝혀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7.19 18:13 | 최종 수정 2024.07.20 12:26 의견 0

1050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18일 밤 '협박 영상을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자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에게서 협박 받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제역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쯔양을 공갈·협박 한 사실이 없고 쯔양 측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부탁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쯔양이 영상과 이메일, 통화 녹취를 증거로 제시하며 반박하고 나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쯔양은 1주일 전 소속사 대표였던 전 남자친구 A 씨로부터 4년 동안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고백했었다.

유튜버 구제역이 쯔양이 책잡힐 또 다른 내용이 있다고 공개한 영상물. 쯔양 유튜브

쯔양은 이날 40분 정도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지난해 구제역이 '익명의 제보자에게서 텔레그램으로 굉장히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 쯔양이 어떤 방식으로 탈세했는지 상세하게 적은 것이며, 다른 내용도 취재 중인데 처음 공론화한 탈세보다 100배는 심각한 내용이다. 쯔양이 전 남친 가족 명의로 탈세한 방법을 지금 바로 공개하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 18일 밤 유튜버 구제역이 보낸 '협박 영상' 등을 공개하며 구제역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쯔양 유튜브

쯔양은 자신이 공개한 영상과 관련해 "영상이 너무 길어 편집한 것이고 구제역이 그때 당시 협박하기 위해 보낸 일부 공개 영상”이라고 했다. 쯔양이 공개한 구제역 부분의 영상은 총 2분 30초 분량이다.

쯔양에 따르면 구제역은 지난해 2월 21일 쯔양 측에 "탈세 관련 물어볼 게 있다. 영상 시청 후 쯔양 측 의견이 듣고 싶다. 답장 없으면 반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점 이해 바란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쯔양은 이날 공개 영상에서 "구제역이 보낸 영상은 설정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모두가 보는 영상이 될 수 있었는데, 이메일로 영상 주소와 함께 '답장을 달라. 무기한 기다릴 수 없다. 답장 없으면 의견이 없는 거로 알겠다'는 다소 무섭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구제역이 영상에서 '탈세보다 100배는 심각한 내용'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자신이 알리기 싫었던 과거 이야기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해 직원들을 통해 구제역과 접촉했다"며 "나를 빼고 (유튜브 법인) PD와 이사가 구제역을 만나 원치 않은 계약서를 쓰고 55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쯔양의 법률 대리인인 김태연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쯔양은 당시 회사 자금 관리·정산 내용을 알지 못했고 전 소속사 대표였던 A 씨의 뜻대로 (쯔양의) 회사가 운영됐기 때문에 구제역이 제기한 탈세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A 씨가 쓰라고 하면 써야 되는 상황이었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쯔양은 이날 유튜브 방송을 한 것과 관련해 "사실 이런 방송을 하고 싶지 않았고 조용하게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가 나오면서 말도 안 되는 추측도 너무 많고, 가족 같은 직원들이 2차 피해도 받고 있어 (밝히는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이런 내용은 공개할 생각이 없었고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구제역이 (쯔양을) 협박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런 내용이 확산되면 억지 주장처럼 보일 거 같아 자리를 마련했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특히 쯔양은 이날 영상에서 "구제역에게 저에 대한 사생활, 허위 사실들을 제보한 인물이 자신의 전 소속사 대표가 아니라, 이 대표의 남자친구였던 이 모 씨의 법률대리인"이라고도 폭로했다. 그는 "전부터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변호사라 그런 일을 할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어제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10일 일부 '사이버 레커'(조회수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 등을 퍼트리는 유튜버)들이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한 사생활 폭로를 무마해 주는 조건으로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구제역과 '유튜버 주작감별사' 전국진의 대화 녹취록이 담겼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구제역은 쯔양 측으로부터 '리스크 관리' 컨설팅 명목으로 5500만 원을 받았고, 이중 일부는 전국진에게 전달한 것으로 묘사됐다. 또 같은 유튜버인 카라큘라가 쯔양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구제역에게 "될 수 있을 때 많이 받으라. 맛있는 거만 찾지 말고 크게 가라"고 조언한 내용도 있다.

한편 '쯔양 협박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2부는 18일 쯔양을 공갈·협박한 혐의를 받는 구제역과 전국진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쯔양은 지난 11일 전 남자친구였던 A 씨에게 4년간 폭행·협박을 당했고, 최소 40억 원을 뜯긴 사실을 고백했다.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이들 유튜버가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그에게서 돈을 뜯어냈다는 의혹도 이때 제기됐다.

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구제역은 "단연코 쯔양님을 공갈·협박 한 사실이 없으며, 쯔양 측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부탁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 부끄러운 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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