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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지금] '극한 폭염'의 뒤끝!···벼 추수 앞두고 벼멸구 피해 급증, 비상 방제 돌입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9.16 19:24 | 최종 수정 2024.09.21 00:05 의견 0

9월 중순인 지난 14일 경남의 주요 지역은 낮체감온도가 35~36도를 오르내렸습니다. 경남 창원의 한 지인은 "올 여름 들어 오늘이 가장 더운 것 같다"하더군요.

전국의 상당수 지역에서 지금도 역대 최대 폭염과 열대야를 겪었거나 겪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폭염은 농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서해안에 벼멸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경남 진주시 진성면 일원 벼 들판에도 지난 11일부터 벼멸구가 발생해 농가들이 방제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16일 올해 첫 친환경농업을 한 진주시 진성면 구천리 방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친환경 방제약은 일반 벼 재배 방제약과 달리 보급된다고 합니다.

진주시 진성면 구천리 일원 논에 벼멸구가 발생한 모습. 벼멸구가 벼를 갉아먹은 곳에는 둥글게 움푹 들어가 하얗게 변해 있다. 올해 피해가 유독 극심하다.

진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적으로 벼멸구의 비래(飛來·날아서 옴)량이 지난해보다 많았고, 특히 8월 평균 기온이 높아 벼멸구가 증식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발생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 일원 논에도 벼멸구가 벼를 갉아먹어 하얗게 변해 있다.

벼멸구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날아오는 비래해충으로 매년 6∼7월에 남서풍을 타고 날아와 9월에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합니다. 올해는 전년과 달리 최근 고온 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벼멸구의 증식 속도가 빨라져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벼멸구가 볏대 아랫부분의 즙액을 빨아먹어 벼가 말라죽고 있는 모습.

주로 수면 위 10cm 이내 볏대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벼멸구는 볏대를 빨아 줄기와 이삭 전체가 고사하는 피해를 줍니다. 논 곳곳에 둥글게 고사하는 호퍼번(hopper burn) 현상이 나타나면서 벼가 주저앉아 수확량 감소와 쌀 품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끊이지 않은 '극한 폭염' 여파로 벼가 하얗게 마르다가 결국 갈색으로 타 있다.

이미 벼멸구 피해를 본 농가나 예방차 방제를 하는 농가는 약제가 볏대 밑부분까지 도달하도록 충분히 방제해야 합니다. 드론 방제를 할 경우엔 약제가 벼멸구가 있는 볏대 밑부분까지 닿기 어려워 물양을 늘려 방제를 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진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방제 시 멸구 전용 약제를 사용해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농약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멸구 약제는 수확 14~21일 전에 살포가 가능하며, 철저한 방제로 피해를 예방해달라"고 당부 했습니다.

한편 진성면 구천리 벼친환경단지에서는 추석 전날인 16일 항공(드론)방제를 마쳤다고 합니다.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이는 가운데 한 농업인이 벼멸구 예방 방제를 하고 있다.

한 농가에서 경운기를 이용해 논에 방제를 하고 있는 모습

벼멸구가 발생한 농가에서 지난 13일 오후 논에 방제를 하기 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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