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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9일 오전 10시 시청 1층 대강당서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 가져(경축사 전문)

천진영 기자 승인 2024.10.09 19:04 의견 0

부산시는 9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가졌다.

다음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경축사 전문이다.

이상 부산시

■578돌 한글날 경축사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한글날은 한글 창제를 기념해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용을 진작시키기 위한 날입니다.

1926년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이고,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양력 10월 9일로 지정되었습니다.

2006년부터는 국경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건국일이나 독립일을 기념하는 나라는 많지만, 문자가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글날은 그 의미가 참으로 크다 할 것입니다.

한글은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그 창제 원리와 목적이 명확한 유일한 문자입니다.

한글은 언어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글자 자체도 심미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백성 누구나 쉽게 익혀 평등한 문자 생활을 하도록 하겠다는 그 지극한 애민 사상은 한글에 고유한 민주주의 정신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결정하고 문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한글은 조선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혁신이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 한글의 영향력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했고, 문맹 퇴치에 앞장선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 문화는 한글 세계화의 첨병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 드라마와 영화, 대중음악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상징으로 한글을 배우고 한국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설이 영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21세기에 우리 한글은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형 자산이자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한글 유공자를 비롯한 내빈 여러분!

지금 우리 부산은 글로벌 허브 도시, 세상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산이 수도권에 버금가는 남부권 발전의 혁신거점이 되고,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전체 경쟁력을 올리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유라시아대륙의 기점으로서 특유의 개방성과 포용성으로 다양한 문화가 넘나드는 도시 부산은, 이미 세상의 ‘가온(중심)’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시가 ‘영어 하기 편한 도시’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영어로 소통하기 쉬운 환경이 세계 중심 도시로 나서는 데 있어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산이 진정으로 글로벌 허브 도시가 되려면 우리 정체성의 중심을 이루는 한글을 지키고 가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나의 문화가 없는 타자의 문화는 뿌리가 없고 힘이 없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경계를 허물고 서로 만날 때 상승작용이 일어나고 전에 없던 창의성이 발산되어 나오지만, 이는 나의 문화가 중심을 지킬 때만 지속 가능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앞으로 우리 시는 한글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공공장소와 공공건물의 이름을 지을 때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더 많이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미 우리 시는 청사에 있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을 시민들의 참여로 ‘들락날락’이라고 이름 지은 바 있습니다.

앞으로 순우리말 명명을 더 확대할 것이며, 시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현재 우리시는 도시 전체의 디자인을 혁신해 도시의 심미적 수준을 높이는 ‘디자인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글의 미학적 아름다움을 이 디자인 혁신에 활용하면 도시 곳곳에서 아름다운 한글 글꼴들이 부산을 더 아름답고 정겨운 곳으로 만들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부산은 우리의 고갱이***를 유지하면서도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가진 세계 중심 도시, 글로벌 허브 도시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고갱이 : 사물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뜨겁던 여름을 뒤로 하고 어느새 시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다시 한번 한글을 지켜온 선현들과 선각자들께, 오늘 경축식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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