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5일 제418차 경남도의회에서 ‘경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통과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지난 2021년 제정된 이 조례안은 이로써 3년 만에 없어진다.
이 조례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 지역사회 교육을 책임지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원해 협력과 소통,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배움의 터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유사한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박 교육감은 “마을교육공동체는 미래 교육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조례 폐지는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 주거 환경, 교육이 지역 소멸을 막는 핵심 요소이지만, 이번 조례 폐지가 지역 교육을 위축시켜 지역 소멸을 가속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도 교육청은 경남도의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2022년에 2만 명대로 감소했으며, 2027년에는 1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육감은 이후 도민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조례 폐지가 잘못된 결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조례안을 재의해 달라고 도의회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육감은 "이번 조례 폐지가 아이들의 배움터를 지키는 중요한 문제"라며 "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입장문이다.
배움터가 사라지면, 지역도 사라집니다.
-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 본회의 의결에 깊은 유감
- 경남 곳곳을 다니며, 설득하고 경청할 것
존경하는 경남 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제418차 경상남도의회에서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다양한 활동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협력하고, 소통하며, 공감의 능력을 키워가는 배움의 터전입니다. 아이들의 소중한 배움터를 흔드는 것은 시대의 변화와 미래교육의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교육감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2021년 제정된 이 조례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고, 마을과 학교가 힘을 모아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마을과 교육의 희망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 왔습니다. 17개의 모든 시도교육청에서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조례를 제정한 이유이며, 세계 교육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학교의 역할이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교육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교과서로 배우는 공부만이 아니라, 돌봄과 복지, 방과 후와 주말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육활동까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떤 것도 소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교직원이 이 모든 일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에 지자체와 마을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역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경남의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가 2만 명대로 줄어들었습니다. 2027년 경남의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1만 명대로 떨어집니다. 지역소멸은 우리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주거 환경, 교육이 모두 필요합니다. 이번 조례 폐지는 지역 교육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는 곳부터 지역이 소멸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경남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경남 곳곳을 찾아 조례 폐지에 대한 도민 의견을 듣겠습니다. 조례 폐지가 잘못된 결정이라면, 재의요구를 통하여 도의회가 다시 논의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겠습니다. 교육감이 직접 지역을 방문하여 최대한 많은 도민을 만나겠습니다.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는 우리 아이들의 배움터를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경청하겠습니다.
관심과 참여로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년 10월 15일
경상남도교육감 박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