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끝에 무게 30㎏의 바벨 원판을 달고서 산속에서 내려와 골목을 헤매던 유기견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유기견 보호소와 반려견 입양 카페를 운영하는 ‘너와함개냥’ 대표 A 씨는 지난 2일 저녁 한 골목길에서 찍힌 개 사진을 카페에 올렸다. 사진 속의 개는 목줄 끝에 운동 기구인 바벨 원판 두 개를 달고 있었다. 무게는 30㎏에 달했다.
30㎏ 바벨 원판을 목에 걸고 골목을 헤매다 구조된 유기견 모습. 너와함개냥
이 유기견은 지난달 초 경기 광주시 일대 골목을 떠돌다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유기견은 비를 쫄딱 맞아 탈진한 상태였으며 다리에는 피가 나 있었다.
A 씨는 “방범카메라에서 행적을 찾아보니 산에서부터 며칠간 저 쇳덩이를 끌고 내려온 듯했다”고 했다.
이 유기견은 시의 유기견보호소로 옮겨졌다.
유기견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입양 공고 후 10일 내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이나 분양으로 새주인울 찾지 못했을 경우 안락사(인도적 처리)를 시킨다.
현 동물보호법에는 유기동물 보호 기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소유권이 자치구로 귀속되고 안락사를 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행히 공고 며칠 후 견주가 나타나 안락사를 면했다.
이 견주는 "평소 개를 잘 돌봐왔다"며 "마당에 (개를) 묶어둘 기둥이 없어 잠시 바벨 플레이트에 묶어뒀는데 스스로 끌고 가 사라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견주는 입양 공고 기간이 끝날 때까지 개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이 유기견은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은 뒤 A 씨가 임시로 맡고 있다.
A 씨는 이 유기견의 이름을 ‘벨’로 짓고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함께 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