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세월호 사고 때 민간잠수사 한재명 씨, 이라크 공사 현장서 숨져
골괴사 후유증 판정 뒤 비정기적 직업으로 치료비 충당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1.03 19:31 | 최종 수정 2024.11.07 18:23
의견
0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잠수사로 구조·수습 활동을 했다가 후유증을 겪어 온 한재명 씨가 중동에서 49세의 짧은 나이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한 씨의 동료 잠수사였던 황병주 씨 등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 9월 25일 이라크의 한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사정이 좋지 않아 시신은 전날 운구됐다고 한다.
한 씨는 해병대 출신 민간잠수사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달려가 2개월여 구조·수습 작업을 했다.
한 씨는 빠른 물살 속에 하루 12시간 이상 잠수하는 강행군 여파로 잠수병인 ‘골괴사’를 겪었다. 골괴사는 뼈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뼈가 죽어가는 병이다.
한 씨는 이에 더해 골반부터 목에 이르는 디스크까지 겪으며 통증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그동안 한 씨는 비정기적인 일로 치료비와 생활비를 충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월호 참사 수습에 참여한 25명의 민간 잠수사 중 골괴사 판정을 받은 잠수사는 8명, 디스크와 트라우마 등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잠수사는 1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6년이 2020년에서야 보상 관련 법이 통과돼 구조·수습 활동으로 사망 또는 부상 민간잠수사가 보상 대상자로 추가됐다.
하지만 치료 지원 기간을 '완치 때까지'와 의사자·의상자 인정은 빠졌다. 한 씨는 올해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치료비 지원이 끊겼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씨는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산업재해'도 신청했지만 산업 활동이 아닌 구조 활동 중 발생한 질병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씨의 빈소는 경기 화성 함백산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월 4일 오전 7시4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