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를 20일 오후 9시쯤 중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도 6시간 만의 철수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조사 거부로 구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시 강제 구인 시도 등 절차를 지속 진행하겠다"고 했다.

공수처 로고

공수처는 이날 공조수사본부 명의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을 구인해 조사하기 위해 검사 및 수사관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으나 피의자의 지속적인 조사 거부로 구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오후 9시쯤 인권보호규정에 따라 강제구인을 중지했다"고 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강제구인을 위해 이날 오후 3시쯤 검사와 수사관 등 6명을 서울구치소로 보냈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 당일(15일)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공수처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오늘 오후 변호인들이 대통령을 접견하고 있을 때 공수처 직원들이 불법으로 강제 구인을 하기 위해 구치소에 들어왔다"며 "변호인들이 내일 탄핵심판 변론준비 등을 위해 오후 9시 반까지 대통령을 계속 접견했고 공수처 직원들은 그 시간 무렵까지 대기하다가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의 강제 구인이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사 자격 문제로 논란 중인 공수처가 빨리 수사선상에 빠져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보복성으로 현직 대통령을 실효성도 없이 강제로 끌고 나오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수사”라고 비판했다.

인권보호 수사규칙상 오후 9시 이후엔 조사를 못 하게 돼 있는데 윤 대통령이 강제로 공수처로 데려가 심야 조사를 벌이려고 한 것을 둔 지적이다.

한편 박근혜·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방문 조사를 받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 조사를 거부해 조사가 불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마련된 임시 조사실에서 방문 조사를 받았고. 전·노 전 대통령은 수감돼 있던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에서 각각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여러 차례 방문 조사를 시도했으나 거부해 조사는 불발됐다.

더경남뉴스 천진영 기자 hangawi6@naver.com 천진영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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