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공판에서 선고 결정의 이유와 결론인 주문(主文· 판결의 결론 부분으로 기각, 인용, 각하 선고)을 읽었다.

전국에 생중계된 탄핵 심판에서 주목을 받은 재판관은 문형배(文炯培·59) 헌재소장 대행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때인 지난 2019년 4월 19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돼 6년의 임기를 채우고 오는 18일 퇴임한다.

문형배 헌법재판관 권한대행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KTV 중계 캡처

진보 성향 판사로 분류되는 문 권한대행은 1965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인근 진주 대아고를 졸업했다. 어렸을 때 학업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주위의 도움으로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법학과 4학년 때인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그는 판사의 길을 중앙이 아닌 부산·경남에서만 해 이른바 지방 판사라는 '향판(鄕判)'으로 불린다.

1992년 부산지법 판사에 임용돼 1995년 3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1998년 2월 부산고법, 2001년 2월 부산지법에서 판사를 거쳐 2004년 2월 부장판사로 승진해 창원지법, 2007년 2월 부산지법, 2012년 2월 부산고법, 2014년 4월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에서 재판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6년 2월 법원장에 승진돼 부산가정법원장을 했고, 2018년 2월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법원의 노동법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했고 2008년 11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해 이번 탄핵 심판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수 쪽에선 우리법연구회를 '법조계의 하나회'라고 주장한다. 우리법연구회는 논란이 되자 2018년 해체했다.

문 권한대행은 2011년 2월 학창시절을 보낸 진주에서 창원지법 진주지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런 진보 성향의 이력에 산업 재해의 인정 범위를 넓히는 등 근로자의 권익에 관심을 많이 뒀다.

문 권한대행은 2007년 2월 자살하기 위해 여관방에 불을 질러 재판정에 선 피고인에게 "자살, 자살, 자살을 열 번만 붙여 외쳐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피고가 외친 자살이 우리에겐 살자로 들린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문 권한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절친한 사이라는 말이 돌았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 동기(28회)이자 사법연수원 동기(18기)다. 그는 이 대표와의 친분설을 부정했다,

또 문 대행은 2010년 5월 트위터(지금의 엑스)에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글을 써 탄핵 심판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헌재 탄핵 심판 과정에서 온라인에서 확산됐던 문 권한대행의 과거 트위터 글. 온라인커뮤니티

이번 탄핵 심판에서 문 권한대행 외 재판관 7명의 경력은 다음과 같다.

정형식(64·사법연수원 17기) 재판관은 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임명했는데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주심을 맡아 판결문을 썼다.

8명 중 기수가 가장 높고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대전고법원장, 서울회생법원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주목을 받았다.

이미선(55·26기) 재판관은 이번 탄핵 심판에서 정 재판관과 함께 수명(受命) 재판관을 맡아 증거 조사와 쟁점 정리를 담당했다.

문 대통령 때인 2018년 4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돼 문 권한대행과 함께 오는 18일 퇴임한다. 역대 최연소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했다.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중앙지법·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고 노동법 전문가로 통한다. 진보 성향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형두(60·19기), 정정미(56·25기) 재판관은 문 대통령 때의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 재판관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과 차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재판과 사법 행정에 두루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재판관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주로 대전·충남에서 활동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대전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판사 등을 거쳤다.

현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복형(57·24기) 재판관도 중도로 분류된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고법 부장판사·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여성 법관 최초로 대법관실 소속 전속 연구관으로 일했다.

조한창(60·18기), 정계선(56·27기) 재판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했다. 여야 추천 3명 중 극좌파 논란을 빚은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는 뺐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임명된 조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를 지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로 가 있었다.

민주당이 추천한 정 재판관은 좌파로 분류된다.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가 서울대 법대로 재입학 한 학력이 있다.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해 '영장 쇼핑' 논란을 빚은 서울서부지법 법원장 등을 지냈고, 우리법연구회를 거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내는 등 진보 성향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