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 심판 사건 최종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 “거대 야당이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데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는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며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 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改憲)과 정치 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최종 변론은 작년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73일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87 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저는 이미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부터 임기 중반 이후에는 개헌과 선거제 등 정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헌법 개정과 정치 개혁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이를 해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해,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 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다”며 “개헌과 정치 개혁 과정에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자신은 대외 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이 나라가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선언한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계엄의 불가피성에 최종 변론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계엄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이번 최종 변론에서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 측 정청래 탄핵소추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헌법을 파괴하고 국회를 유린하려 했다”며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을 위해 파면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변론을 마지막으로 11차례에 걸친 윤 대통령의 변론 절차는 마무리됐다. 헌재의 결론은 다음 달 중순쯤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