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던 바깥 날씨가 조금 풀렸습니다. 지금도 아침 기온은 영하를 밑돌지만 며칠 전까지 불던 찬바람은 많이 잦아들었네요. 때를 놓치지 않고 대지(大地)는 이른 봄 햇살에 양기(陽氣)를 품고서 봄기운을 뱉어냅니다. 녹고 움트며 내는 소리가 작아 들리진 않지만 분명 봄 오는 소리들입니다. 더경남뉴스가 먼저 봄마중을 나섭니다. 편집자 주

27일 경남 진주시 진성면의 한 지방도 옆에 있는 남새밭들의 엿봤습니다. 도로변 남새밭들엔 지난 가을에 씨가 뿌려져 뿌리를 내렸다가 언 한겨울을 견딘 채소들이 저마다의 봄을 맞고 있더군요. 대체로 아직은 잎들이 말라비틀어져 있었지만 물기를 빨아올린 작은 잎사귀들이 꿈틀거렸습니다.

남새밭이란 '채소를 심어 가꾸는 밭입니다. 보통 집 안 마당 한 쪽이나 집 근처에 있는데 이날 찾은 곳들은 마을과 좀 떨어진 곳입니다.

문산면~진성면 간 도로가 마늘밭 모습. 마늘 줄기에 생기가 돌자 주인이 웃비료를 뿌린 듯 비료 부대가 보인다.

문산면~진성면 도로가의 또 다른 남새밭 모습. 이곳에도 마늘과 쪽파가 심어져 있다. 초록색이 한결 더 와닿는다.

마늘밭 모습

파릇해진 마늘 줄기다. 말라 하얗게 보이던 잎은 어디 가고 없고, 벌써 생기를 머금은 파란색이 대세가 돼 있다. 땅속 양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경전선 폐선에 만든 자전거길 옆 시금치 밭 모습

양지바른 시금치밭 모습.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봄의 색인 초록색이 더하다.

시금치가 듬성듬성 난 밭뙈기 모습

쪽파. 겨우내 말랐던 잎 밑 여기저긴엔 파란색이 보인다.

최근 지속된 혹한에 움추러든 모습의 봄동.

한 두개 빼곤 잎이 말라비틀어져 동면 중인 듯한 봄동. 하지만 서서히 생기가 도는 모습이 보인다.

'2월 한파'에 말라비틀어진 노지 상추잎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겨울을 이겨낸 상추 뿌리가 영양분을 빨아올리면서 잎이 나오고 있다. 이상 정기홍 기자

진성면의 한 농업인은 "지난해 이맘땐 노지 상추 잎을 따서 먹었는데 2월 한파가 지속되면서 잎이 말라죽거나 아직 나오지 못해 구경도 못했다"고 아쉬워하더군요. 노지 상추는 하우스 재배 상추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