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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봄 오는 소리 들리는 들녘···고개 내민 쑥, 곰보배추, 냉이 모습(1)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17 15:15 | 최종 수정 2024.02.21 22:41 의견 0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양지 바른 곳엔 봄이 저만치 왔음을 알리는 쑥과 곰보배추, 냉이, 달래 등이 쌓인 낙엽을 뚫고 몸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 동백꽃이 봄이 곧 옴을 알리더니, 벌써 홍매화도 피었다는 소식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한 농촌을 찾아 봄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해에도 이곳에 들러 봄을 맞는 산야의 속삭임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쑥입니다. 아직은 주위 낙엽이 더 크게 보입니다.

말라비틀어진 지푸라기 속에 어린 쑥이 돋아났습니다. 바로 옆에는 겨우내 푸르름을 잃지 않고서 움크리고 있던 잡풀이 따스한 양기를 받아 생기를 돋우네요.

쑥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식물입니다. 길가, 경사지, 계곡, 강둑 등 다양한 곳에서 자라지요. 다년생으로 봄에 다른 어느 식물보다 먼저 땅을 뚫고 나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원산지입니다.

조금 이르지만 보름 정도 지나 캔 어린 순으로 된장국 등을 끓여먹으면 특유의 쑥내음이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살려줍니다. 통영(옛 충무)지방 특산인 '도다리쑥국'이 대표 음식입니다.

쑥은 약으로도 써 약쑥이라고도 합니다.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 예방 3대 식물로 꼽힙니다. 고혈압 예방도 해주고, 혈액 속 병균을 잡아먹는 백혈구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이고 살균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쑥은 여성에게 더 좋습니다. 몸 안의 습기와 냉기를 내보내 여성의 냉, 대하, 생리통 등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부인병에 효과가 있고, 더러운 피를 정화시키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며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위장도 튼튼하게 합니다.

이 말고도 잎의 흰털은 뜸을 뜨는 데 쓰기도 합니다. 잎만 말린 애엽(艾葉)은 작은 상처에 잎의 즙을 바르면 잘 낫습니다. 단오(음력 5월 5일) 전후에 캐 그늘에 말린 것은 약애(藥艾)인데 복통, 구토, 지혈에 씁니다.

예전 한여름에는 화롯불이라고 해 말린 쑥을 태워 모기 등을 쫓았습니다. 연기가 독합니다. 마당 한가운데 피웠던 모캐불도 마찬가지입니다. 독한 쑥 연기가 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커 양봉 농가에서 활용합니다.

단오에 따서 말린 쑥은 집에 걸어둬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야생 곰보배추입니다. 앞사귀가 곰보처럼 생겼네요.

곰보배추를 알아볼까요?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는 많이 보이는 잡풀입니다. 주로 논밭에 자라고 잎은 배추보다 작고 곰보처럼 못 생겼다고 해 곰보배추라고 합니다.

곰보배추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합니다. 따라서 봄철 환절기에 걸리는 감기의 예방에 좋고, 몸 안에 생긴 염증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기관지염 및 천식, 비염에도 좋습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저칼로리 식품이어서 다이어트용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른 봄의 대표 나물인 냉이입니다.

냉이도 봄을 알리는 대표 식물이지요. 요즘 재래전통시장에 나가면 노점상에서 냉이를 잔뜩 담아놓고 팝니다.

냉이 새 잎이 파릇합니다.

들이나 밭에서 자생하는데 비교적 저온에서도 잘 자라 내한성이 강합니다. 겨울 끝자락에서 초봄에 자라는데, 절기상 동지 이후에 싹이 나오고 음력 2~3월에 줄기가 나옵니다.

이상 정창현 기자

냉이는 꽃이 피면 더 이상 캐지 않아 요즘 들녘으로 캐러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야생 식물이나 환경오염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도로가에 난 것은 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중금속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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