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양지 바른 곳엔 봄이 저만치 왔음을 알리는 쑥과 곰보배추, 냉이, 달래 등이 쌓인 낙엽을 뚫고 몸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 동백꽃이 봄이 곧 옴을 알리더니, 벌써 홍매화도 피었다는 소식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한 농촌을 찾아 봄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해에도 이곳에 들러 봄을 맞는 산야의 속삭임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쑥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식물입니다. 길가, 경사지, 계곡, 강둑 등 다양한 곳에서 자라지요. 다년생으로 봄에 다른 어느 식물보다 먼저 땅을 뚫고 나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원산지입니다.
조금 이르지만 보름 정도 지나 캔 어린 순으로 된장국 등을 끓여먹으면 특유의 쑥내음이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살려줍니다. 통영(옛 충무)지방 특산인 '도다리쑥국'이 대표 음식입니다.
쑥은 약으로도 써 약쑥이라고도 합니다.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 예방 3대 식물로 꼽힙니다. 고혈압 예방도 해주고, 혈액 속 병균을 잡아먹는 백혈구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이고 살균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쑥은 여성에게 더 좋습니다. 몸 안의 습기와 냉기를 내보내 여성의 냉, 대하, 생리통 등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부인병에 효과가 있고, 더러운 피를 정화시키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며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위장도 튼튼하게 합니다.
이 말고도 잎의 흰털은 뜸을 뜨는 데 쓰기도 합니다. 잎만 말린 애엽(艾葉)은 작은 상처에 잎의 즙을 바르면 잘 낫습니다. 단오(음력 5월 5일) 전후에 캐 그늘에 말린 것은 약애(藥艾)인데 복통, 구토, 지혈에 씁니다.
예전 한여름에는 화롯불이라고 해 말린 쑥을 태워 모기 등을 쫓았습니다. 연기가 독합니다. 마당 한가운데 피웠던 모캐불도 마찬가지입니다. 독한 쑥 연기가 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커 양봉 농가에서 활용합니다.
단오에 따서 말린 쑥은 집에 걸어둬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곰보배추를 알아볼까요?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는 많이 보이는 잡풀입니다. 주로 논밭에 자라고 잎은 배추보다 작고 곰보처럼 못 생겼다고 해 곰보배추라고 합니다.
곰보배추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합니다. 따라서 봄철 환절기에 걸리는 감기의 예방에 좋고, 몸 안에 생긴 염증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기관지염 및 천식, 비염에도 좋습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저칼로리 식품이어서 다이어트용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냉이도 봄을 알리는 대표 식물이지요. 요즘 재래전통시장에 나가면 노점상에서 냉이를 잔뜩 담아놓고 팝니다.
들이나 밭에서 자생하는데 비교적 저온에서도 잘 자라 내한성이 강합니다. 겨울 끝자락에서 초봄에 자라는데, 절기상 동지 이후에 싹이 나오고 음력 2~3월에 줄기가 나옵니다.
냉이는 꽃이 피면 더 이상 캐지 않아 요즘 들녘으로 캐러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야생 식물이나 환경오염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도로가에 난 것은 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중금속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