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산불이 인근 하동까지 번지고, 지리산국립공원 500m까지 접근해 당국이 지리산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밤중의 화마에 휩싸인 산청 산불. 정상과 중턱이 낮처럼 훤하다. 오른쪽 밑 마을 인근에도 산불이 내려와 있다. 산림청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25일 한 때 지리산국립공원 경계 400m까지 근접했다가 500m로 다소 물러섰다. 정상 천왕봉까지는 9㎞ 정도 거리다.
소방 당국은 지연제 등을 뿌리면서 산불 확산을 최대한 막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오전 한때 국립공원과 불길 간 거리가 400m까지 좁혀졌으나 다행히 불길이 국립공원 반대 쪽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도 “이 일대는 헬기로 물을 뿌려도 쉽게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바람도 수시로 변하고 강풍이 불고 있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90%를 보였다. 전체 화선 55㎞ 중 49.5㎞(산청 37㎞·하동 12.5㎞) 진화를 마쳤다. 화재 영향 구역은 1572㏊로 추정됐다. 하지만 오후 들어 강풍으로 진화율은 87%까지 내렸다.
산불이 오후 들어 강풍(초속 7~15m)에 고지대로 옮겨붙고 두꺼운 낙엽층, 쓰러진 나무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산불로 산청·하동 주민 1164명은 60개 대피소로 이동했다.
인적 물적 피해는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8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또 주택 16개, 공장 2개, 종교시설 2개 등 60개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