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9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산청군이 지리산국립공원 경계구역 일부 지역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산림 당국은 마지막 화선이 형성된 지리산 권역에 방어선 구축을 강화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군헬기 4대가 동원됐다.

전날부터 투입된 헬기는 주한미군 소속 시누크(CH-47) 1대와 UH-60 블랙호크 3대다. 시누크는 담수 용량이 5t, UH-60은 약 1.5t에 달한다. 산불 진화에 강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종들이다.

산청 산불 미국 헬기 투입. 경남도

산청군은 29일 오전 8시 33분쯤 삼장면 신촌마을 주민들에게 ‘산불 확산 위험이 있으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산불 현장 인근 주민 713명이다.

대피령이 내려진 이 지역은 지리산 천왕봉 반대 방향으로 아직 불길이 확산하지 않았지만 바람 방향이 바뀌며 불씨가 옮겨갈 우려가 있다.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이 28일 새벽 경남 산청군 지리산국립공원에 번진 산불을 끄고 있다.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경남 산청군 산불 현장에서 야간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산림·소방 당국은 이날 주불을 반드시 잡기로 했다.

산림청은 마지막 화선인 지리산 권역에 오전부터 헬기 55대와 인력 1598명, 차량 224대투입 중이다.

진화율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96%, 낮 12시 기준 97%로 오전 7시보다 1%포인트밖에 오르지 못해 마지막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1858㏊, 총 화선은 71㎞로 남은 길이는 지리산 권역 1.9㎞(오전 7시 2.8㎞)이다. 산불영향구역과 총 화선은 오전 7시와 같고 지리산 권역 남은 길이만 줄었다.

경남 산청 산불 9일째인 29일 새벽 4시쯤 산청군 일대 화염에 휩싸인 모습. 이날 새벽 기준 96%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산불의 기세가 만찬하다. 동물구호단체 쏘바이 제공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산불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불이 남은 내원계곡은 낙엽층이 두꺼워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하동권은 주불을 완전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