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봄꽃을 먼저 시작합니다. 설명은 가능한 한 줄여 독자들의 기호에 맡깁니다. 편집자 주

연분홍 복사꽃이 피어 있는 때입니다. 아니 져가는 때입니다.

복사꽃은 복숭아꽃의 다른 이름이고, 한자로는 도화(桃花)라고 합니다. 복숭아나무 도(桃), 꽃 화(花)입니다. 경상도에선 줄여 '복숭'으로 통용됩니다.

복사꽃은 이처럼 한여름 대표 과일인 복숭아를 만드는 꽃이지요. 꽃이 지면 작은 열매를 맺고, 무럭무럭 자라 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인 복숭아를 만들어냅니다.

꽃 피는 시기는 3월 말~4월 중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지난 20일과 22일 아파트 단지에 있는 그루에서 찍었습니다. 요즘엔 꽃 피는 시기를 특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기후 탓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사과와 배는 꽃 피는 시기에 한파가 자주 와 피해를 입지만 복숭아는 요즘 피어 냉해 피해를 덜 받아 여름 내내 풍족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피부에 좋고 피로회복도 도와 한여름 과일로는 안성맞춤입니다. 과즙이 많고 과육도 물러 치아가 좋지 않은 나이든 분들도 좋아합니다.

복사꽃의 꽃말은 '사랑의 노예', '천하무적'입니다. 꽃말이 사랑과 연관돼 요즘 과수원이나 큰 공원에서의 남녀 데이트 이벤트로도 알려지더군요.

혹여 데이트 중에 "복숭아꽃 피는~"보다 "복사꽃 피는~"로 쓰면 더 운치있지 않을까 합니다.

복사꽃은 또 중국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나오는 유명한 사자성어 '도원결의(桃園結義)'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도원결의란 의형제를 맺는다는 뜻인데, 삼국지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桃園·복숭아 동산)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데서 유래합니다.

빗물 머금은 복사꽃 자태. 우아하다.

꽃잎과 꽃의 내부 모습. 꽃술(생식기인 수술과 암술) 자태가 신비롭다.

꽃의 뒷모습과 앞 모습

꽃도 피고 잎도 나오고

연분홍 꽃과 함께 초록 잎을 돋보이게 찎었다.

말 그대로 활짝 펴 복사꽃 축제장을 방불케 한다.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