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로파리그 우승 시상식에서 발생한 해프닝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시상식 때 우승 메달이 부족해 손흥민 등 뒤에 단상에 오른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토트넘은 22일 오전(한국 시각)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 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손흥민의 목에 우승 메달이 없다. 다른 선수의 목엔 메달이 걸려 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토트넘은 지난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이고,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온 이후 15년 만의 우승이다.

특히 손흥민으로선 프로 선수로서 첫 우승이었다. 33세로 전성기를 지나고 있어 남다르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아쉬운 상황이 벌어졌다.

우승한 토트넘 선수들이 한 명씩 시상대에 올랐고, 목에 감격의 우승 메달을 걸었다.

하지만 뒤에 오른 팀의 부주장 로메로, 벤탄쿠르, 손흥민 등 3명의 선수는 메달 소진으로 메달을 목에 걸 수 없었다. 주장인 손흥민은 선수 중 맨 마지막에 시상대에 올랐다.

토트넘의 벤탄쿠르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시상을 하던 UEFA 체페린 회장은 준비한 우승 메달이 부족하자 UEFA 관계자를 불러 설명을 요구하면서 잠시 우승 행사가 지연됐다.

체페린 회장은 손흥민에게 악수만 한 채 우승 트로피를 건냈다.

손흥민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토트넘 선수단 앞줄 가운데 자리잡았고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순간 토트넘 선수단과 경기장에서 시상식을 지켜보던 토트넘 팬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손흥민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에도 손흥민과 두 선수의 목에 우승 메달이 없었다.

우승 메달 부족 사태는 부상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UEFA는 시상식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메달을 30개만 준비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유로파리그 결승전 엔트리에 제외된 주전 선수 매디슨과 쿨루셉스키 등이 시상식에 함께해 메달 수가 모자랐다.

손흥민과 두 선수는 시상식이 끝난 이후 우승 메달을 받았다.

UEFA는 22일 공식 사과 성명을 내고 "매우 유감스럽게도 부상 선수를 포함해 예상보다 많은 토트넘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 숫자와 시상대에서 준비한 우승 메달 숫자가 불일치했다"며 "부족했던 우승 메달은 토트넘 라커룸에 즉시 전달됐다. 우리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로메로의 목에 비록 우승 메달은 없었지만 우승을 즐기는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한편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 후 TNT스포츠를 통해 "오늘은 레전드라고 말하겠다"며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지만 이것이 내가 늘 꿈꿔왔던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먹찬 우승 소감을 말했다.

손흥민은 "압박감도 느꼈고 정말 간절히 원했다. 지난 7일 동안 매일 밤 이 경기를 꿈꿨다. 이제 편히 잠들 수 있다"며 "오늘은 축하할 수 있고 평생 잊지 못할 날로 만들겠다.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른다"고 기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