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새벽, 부산에 시간당 역대 최대 폭우가 쏟아진 여파로 뚜껑이 열려져 있던 맨홀에 한 시민이 빠졌으나 인근 상인들의 신속한 구조 작업으로 목숨을 건졌다.
16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2시 33분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거리에서 30대 여성 A 씨가 맨홀에 빠졌다. 이를 지켜보던 인근 상인 2명이 막대기를 이용해 2m가 넘는 맨홀 아래로 들어가 A 씨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소방 대원들이 14일 오전 2시 33분 여성이 빠졌던 부산 연제구 연산동 맨홀 두껑을 손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사고 당시 최대 145.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린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를 보지 못하고 우산을 쓰고 걷다가 맨홀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부산에 0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145.5㎜의 폭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 대표 관측 지점인 중구 대청동에는 이날 0시 4분부터 1시간 동안 61.2㎜가 쏟아져 1904년 근대 기상관측 이래 6월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부산의 6월 1시간 강수량 1위는 1971년 6월 26일 50.1㎜였다.
이 여성을 구조한 상인은 "맨홀 안에 사다리가 있었는데 그 위로 물이 올라와 이 여성은 기진맥진해 호흡만 가능한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A 씨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아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번 폭우로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14일 오후 1시까지 총 36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 112에도 신고가 74건 접수됐다.
한편 지난 2022년 8월 8일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에서 중년 남매가 맨홀에 빠져 실종된 뒤 며칠 후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재판장 허준서)는 맨홀에 빠져 숨진 40대 남매의 유족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도로관리 주체인 서초구의 책임을 인정해 16억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