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포르도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습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대응하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란 의회는 22일 긴급 총회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결의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20~30%가 지나는 곳으로, 이곳이 막히면 유가가 급등해 '오일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란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마즐리스(이란 의회)는 22일 긴급 총회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결의, 이란 정부에 전달했다. 에스마일 쿠사리 마즐리스 국가안보위원장은 "봉쇄의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호메이니
그동안 이란 내 강경파들은 미국의 공격에 맞서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촉구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세계 최대 산유국들이 있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거쳐 아라비아해를 잇는 원유 및 LNG 해상 수송로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5%, LNG 수송의 20%가 이 해상을 통과한다.
가장 좁은 해상은 33㎞에 불과해 유조선 대부분은 이란 영해를 거쳐야 한다.
페르시아만~오만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다. 구글 맵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에서 18일 촬영한 이란의 미사일 발사 모습.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 제공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2일 NBC 인터뷰에서 "이란 경제가 해협을 통해 수출로 지탱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스스로 숨통을 끊는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레드라인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좋은 관계를 맺을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한편 중동 지역 불안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4% 이상 급등하면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글로벌 원유 거래 기준(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 시작과 함께 배럴당 약 4% 상승해 80달러를 넘었다. 브렌트유가 8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1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세계 해상 원유 거래량의 60% 이상이 브렌트유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장 초반 배럴당 4%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