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해보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방송에서도 현장 참여 프로그램 인기가 꽤 좋습니다. 일상에서 몰라 불편해 하는 일을 직접 해보면서 독자들에게 해결책을 소개해보는 기획 공간입니다. 시시콜콜하다고 할 정도로 세밀하게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봄에 심었던 '하지감자' 수확철입니다.
보통 감자는 24절기 중 하지(6월 21일) 전후에 수확을 합니다. 이래서 '하지감자'라고 하지요. 하지감자 말고 지금부터 심어 가을에 캐는 '가을감자'도 있습니다.
이번 '기자가 해봤다'는 감자 캐는 작업입니다. 초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 땀깨나 흘렸습니다.
1주일 전 기자의 부모께서 다음 날 비가 온다며 감자밭으로 긴급호출해 감자 캐기에 나섰습니다. 작업장은 경남 진주시 진성면 일원입니다.
경운기에 장착한 감자수확기가 감자를 캐는 모습. 수확기 날이 감자가 있는 두둑 밑을 갈면서 감자를 캐내고 있다.
이날 갑작스런 호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감자는 캐는 시기를 잘 맞춰야 알토란 같은 좋은 감자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크기가 작고 껍질이 얇아 쉽게 상하고, 늦게 수확하면 껍질이 두껍거나 썩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하지 무렵에 수확하는 감자는 기온과 날씨에 민감합니다. 감자는 비에 젖은 땅속에 오래 있으면 썩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장마 시작 전에 캐려는 것입니다.
수확 적기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통 5월 말~ 6월 초에 핀 꽃이 진 뒤 약 2~3주 후가 적기라고 합니다.
꽃이 지면 푸르고 싱싱하던 잎이 조금씩 누렇게 변하고 줄기가 힘없이 아래로 휩니다. 감자가 더 이상 크지 않아 수확철이 왔음을 알리는 것이지요. 이 때부터 1~2주 안에 캐야 좋은 씨알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즉, 꽃이 지고 줄기와 잎이 시들어 말라가기 시작하면 수확 날짜를 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이 시기에 장마가 시작돼 비가 오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합니다. 기자의 부모도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줄기와 잎이 시들기 전에 서둘러 수확에 나섰습니다.
감자 수확 과정을 따라가며 소개합니다.
먼저 감자수확기를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빌립니다. 진주시 진성면에 있는 동부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빌렸다고 하네요.
땅속작물 수확기 종류. 감자·고구마용과 마늘·양파용이 있다. 경운기에 장착해 오가며 수확을 한다고 해서 보행경운기라고도 불립니다. 진주시동부농기계임대사업소 홈페이지
임대 예약은 수확일보다 1주일 전에 해야 원하는 날에 빌릴 수 있습니다. 다른 농가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수확에 나서기 때문에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감자수확기 임대료는 1박 2일에 1만 3000원입니다. 당일 오후 3시부터 임대할 수 있고 다음 날 오전 중에 반납해야 합니다.
감자수확기는 경운기에 수확기가 장착된 상태로 임대됩니다.
사용법은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알려주며 반납 시 세척을 한 뒤 반납해야 합니다.
감자밭의 감자 줄기와 잎의 모습. 아직 시들지 않았지만 다음 날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급히 수확에 나섰다.
감자수확기가 캔 감자 씨알. 잎이 시들기 시작한 뒤 10일 정도 있다가 캤다면 씨알이 조금 더 굵어졌을 것이다.
줄기가 수확기에 걸려 작업이 중단됐다. 감자는 줄기가 엉켜있는 고구마와 달리 줄기를 제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작업을 했다. 낮으로 대충 줄기를 없앤 뒤 작업을 했다.
감자 줄기를 제거하는 중 줄기에 달려 올라온 감자 모습
줄기에 따라 나온 크고 작은 감자를 모았다. 부모와 자식이 한곳에 옹기종기 모인 가족처럼 보인다.
감자 줄기가 제거된 두둑. 대체로 이 상태에서 수확기로 감자를 캐 낸다.
감자수확기가 지나간 자리에 땅속에 있던 감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감자 캐는 일을 거든 뒤 차로 이동하다가 이웃 마을 농가의 감자 수확 모습이 보이길래 잠시 내려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 농가에선 감자밭이 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해 수확을 하더군요. 350평 정도라고 했습니다.
감자 줄기를 제거한 뒤 감자수확기로 감자를 캐는 모습. 예치기나 낮으로 줄기를 대충 제거한 듯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감자를 담을 상자를 옮기고 있다.
경운기에 달린 감자수확기가 감자를 캐고 있다.
감자수확기가 지나간 자리에서 감자를 상자에 담고 있는 모습
감자수확기가 지나간 자리. 베낸 줄기가 옆 고랑에 늘려있다. 수확기를 단 경운기는 고랑 사이의 두둑 위로 지나며 감자를 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엉덩이의자를 활용하며 감자를 상자에 담고 있다.
감자밭 모습. 장마가 예고된 탓인지 이날 날씨는 뙤약볕에 습하고 더웠다.

감자를 담은 상자를 트럭에 싣는 모습. 이상 정창현 기자
올해는 감자 풍년이라고 합니다.
도매가로 상등급 10kg에 1만 원 전후로 거래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