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해에서 '전설의 심해어'인 돗돔이 잇따라 잡히면서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26일 전국낚시어선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부산 인근 대한해협에서 초대형 돗돔이 포획됐다. 올해 들어 같은 해역에서만 5번째다.
이날 낚시꾼 두 명은 10여 분간의 사투 끝에 길이 170cm, 무게 100kg의 돗돔을 끌어올렸다.
지난 23일 부산에서 잡힌 170cm, 100kg의 초대형 돗돔. SBS 뉴스 캡처
돗돔은 수심 400m 이상의 심해 암초 지대에서 서식하는 희귀 어종으로, 연간 30마리도 잡히기 어려워 '전설의 물고기'로 불린다.
어민과 낚시객 사이에선 "용왕의 허락을 받아야 잡을 수 있는 고기"라고 한다.
돗돔을 낚은 김광효 선장은 "10년 넘게 찾아다녔지만 올해처럼 많이 잡힌 적은 처음"이라며 "한 번에 세 마리, 그 다음에 한 마리씩 모두 다섯 마리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 인근 해역에선 2020년 11월 11일과 13일 한 마리씩 잡힌 적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돗돔의 잦은 출현을 “7월 일본 대지진의 전조 현상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실제로 최근 3일간 일본 해역에서 약 300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박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돗돔과 지진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심해어가 자주 포획된다고 해서 지진의 징후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도 언론 매체를 통해 “난카이 지진은 평균 100~150년 주기로 발생한다. 현재는 708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재발 가능성은 있으나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네티즌은 "일본에서 쿠로시오난류가 변해 일본에서 참치들이 많이 잡힌다"며 해류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16일에는 제주의 한 낚시 어선에서 참돔 조업을 하던 낚시객 B 씨가 몸길이 183㎝, 무게 140㎏인 대형 돗돔을 낚아올렸다.
이 돗돔은 제주시 우도와 구좌읍 행원리 사이 해역에서 잡혔다.
지난 2월 16일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초대형 돗돔. 독자 제공
당시 B 씨와 일행은 12호 낚싯줄에 생새우를 끼워 참돔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돗돔이 걸렸다. 뜰채가 아닌 갈고리를 이용해 1시간 사투 끝에 140㎏ 돗돔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또 지난 2013년 전남 신안군 가거도(소흑산도)에서 잡힌 돗돔은 길이 2m에 무게가 150kg로 가거도 해양전시관에 박제해 전시돼 있다.
이 돗돔은 경매에서 260만 원에 판매됐다.
국내 해상에서 돗돔 출몰 지역은 전남 완도군 여서도, 제주도 모슬포, 동해 먼바다 등 5곳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5~7월 산란기가 되면 얕은 수심으로 올라와 낚시나 그물에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거도에서 2월에 잡힌 것은 이례적이다.
또 제주에서는 2015년 4월 몸길이 1.5m에 무게 100㎏에 대형 돗돔이 잡힌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