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대형 돗돔이 제주 해상에서 낚시로 잡혔다. 이 돗돔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행원코지 이른바 들물덕 부근 해역에서 잡혔다.
18일 낚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제주의 낚시 선박 제2태웅호(6.44t)에서 참돔 조업을 하던 선장 A 씨가 대형 돗돔을 낚아 올렸다. 경매사가 측정한 이 돗돔은 몸길이 183㎝, 무게 140㎏으로 성인 남성 평균 키보다 크다.
지난 16일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초대형 돗돔 모습. 독자 제공
A 씨와 일행은 12호 낚싯줄에 생새우를 끼워 참돔 낚시를 하다가 '대물'을 낚았다.
A 씨 등은 한 시간 정도 걸려 갈고리를 이용해 어렵게 이 돗돔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인근 낚시어선도 지원했다.
A 씨는 한겨레신문과의 통화에서 "갑자기 바늘에 뭔가 걸린 게 느껴졌다. 12호 낚시줄은 얇아 고기가 낚시를 물고 채 가면서 낚싯줄이 팽팽해져 20∼30㎏짜리 부시리인 줄 알고 줄을 일단 풀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생새우를 미끼로 사용했는데 생새우를 참돔이 먹고, 그 참돔을 돗돔이 문 것으로 추정했다. 12호 낚싯줄은 방어나 부시리를 잡는데 사용하고, 돗돔의 경우 120∼150호 정도의 낚싯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3년 가거도에서 잡힌 돗돔은 길이 2m에 150kg이었다. 이 돗돔은 현재 가거도 해양전시관에 박제해 전시돼 있다.
제주에서는 2015년 4월 몸길이 1.5m에 무게 100㎏에 대형 돗돔이 잡힌 적이 있다. 2020년 11월 11일과 13일 부산에서도 한 마리씩 잡혔었다.
이번에 잡힌 돗돔은 경매를 통해 다른 지역 상인에게 260만 원에 팔렸다.
몸길이 2m까지 크는 돗돔은 수심 400~500m 깊은 암초지대에 서식해 '전설의 물고기'로 불린다. 어민과 낚시객 사이에선 '용왕의 허락을 받아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의 돗돔 출몰 지역은 전남 완도군 여서도, 제주도 모슬포, 동해 먼바다 등 5곳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돗돔은 통상 5~7월 산란기가 되면 얕은 수심으로 올라와 낚시나 그물에 잡힌다. 2월에 잡힌 것은 이례적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의 영향인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