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유레카!] 벚꽃과 벚꽃구경은 일본서 유래?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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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12:36 | 최종 수정 2023.03.3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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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발생과 팬데믹(대유행) 이후 3년 만에 본격적인 벚꽃놀이가 시작됐다. 진주를 비롯한 남부 지방엔 만개를 지나 꽃잎이 휘날려 또다른 정취를 주고 있다. 중부 지방인 서울의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은 9일 개방했다. 그동안의 갑갑함을 떨치려는 듯 전국의 꽃길에 상춘인파가 드글드글한다.
벚꽃과 벚꽃놀이에 관한 기본 상식을 알아보자.
→ 벚꽃은 일본 것?
- 일본의 나라꽃은 벚꽃도 국화(菊花)도 아니다. 일본은 나라꽃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국화만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꽃이고, 벚꽃은 나라꽃이 아니라 일본 사람이 좋아하는 꽃일 뿐이다. 또 '벚꽃의 여왕'인 (대)왕벚꽃은 일본산이 아니라 제주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벚꽃이다. 이는 산림청 임업연구원의 유전자 분석에서 밝혀졌다. 6세기 경 백제 때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한다.
→ 벚나무 종류는?
- 벚꽃은 장미과로, 종류만도 200여개가 된다. 우리나라에 주로 심은 것은 대왕벚꽃이 아니라 왕벚꽂이나 겹벚꽃이다. 벚나무는 옛날부터 활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 벚꽃의 개화-만개의 판단 기준은?
- 벚나무 가지 한개에 3송이 이상 필 때 개화로 친다. 벚꽃이 80% 이상 개화하면 만개했다고 한다. 꽃이 핀 이후 만개 기간은 1주일~10일이다. 지역과 기온 차, 나무 종류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 다르다.
→ 벚꽃 개화 시기는?
- 벚꽃의 개화일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점점 빨리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벚나무 표준목'은 3월 24일 개화해 1922년 관측 이래 100년 만에 가장 빨리 꽃을 피웠다. 만개도 개화 5일 후인 29일로 역대 가장 빨랐다.
기상청은 서울의 벚꽃 개화일이 금세기 전반기에는 4월 2일로 지금보다 6일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했고, 금세기 중후반기에는 3월 중순으로 더 앞당겨질 것으로 봤다.
→ 벚꽃구경 유래는?
- 벚나무를 가로수나 정원수로 심어 봄에 꽃정취를 즐기는 건 일본에서 들어온 문화다. 꽃구경(꽃놀이)은 일본어로 '하나미(花見·hanami)'다.
미국 위싱턴DC 강가에서는 해마다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자매도시인 도쿄시가 1912년 기증한 3020그루가 자라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축제로 자리잡았다.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자 벚나무를 다 베자는 여론이 거셌으나 이승만·서재필 박사 등이 왕벚꽃나무는 한국의 제주산이라고 해 살아남았다는 일화가 있다. 이후 이승만 박사는 왕벚꽃나무 이름을 'Japanese cherry Blossom'(일본의 벚꽃)에서 'Koreans cherry Blossom'(한국의 벚꽃)로 바꾸려고 노력했으나 'Oriental cherry Blossom'(동양의 벚꽃)로 만족해야만 했다.
→벚꽃놀이 시초는?
- 벚꽃놀이는 일제강점기 창경원(현 창경궁)에서 밤 벚꽃놀이가 열리면서 시작됐다. 창경원 야간 벚꽃놀이는 6·25로 중단됐다가 1952년 4월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이 벚꽃놀이에 인파가 얼마나 몰렸으면 해마다 아동 실종과 각종 범죄, 쏟아진 쓰레기 등은 큰 이슈였다. 1972년 축제 한 달간 12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나온 쓰레기만 4t트럭으로 4백여 대분, 빈 병만도 50만여 개였다고 한다.
1983년 창경궁 복원공사 발표 후 밤 벚꽃놀이는 중단됐다. 복원공사는 일제가 1907년 순종을 위로한다며 궁궐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바꾼 것을 원상회복시키는 작업이다. 창경원에 있던 벚꽃나무는 대부분 어린이대공원과 여의도 윤중로(여의서로)로 옮겨졌다.
따라서 전국 대표 벚꽃축제인 여의도봄꽃축제는 일제 잔재 청산을 과정의 산물이다. 지난 2005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벚꽃축제'란 이름으로 시작됐지만 2007년엔 '벚꽃' 대신 '봄꽃'을 넣어 '여의도봄꽃축제'로 바뀌었다. 원산지가 제주인 왕벚꽃나무를 심고 진달래와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등 토종 꽃나무도 주위에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