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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배꼽 잡는 '가'의 마술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6.04 21:47 | 최종 수정 2022.07.11 00:19 의견 0

연휴 첫날입니다.

세상사 묵직한 거 다 차버리고, '갱상도' 사투리로 배꼽 한번 잡아봅시다.

이 사례들을 익히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아는 건데 하지 마시고", 또한번 갱상도 억양으로 '쏘리(소리)내' 읽어보시죠. 다시 즐거워집니다. 몰랐던 분은 더 크게! 하면 더욱 더 흥겨워집니다.

다만 갱상도 이 외 분들은 따라하기가 쉽지 않아 되레 스트레스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만 해도 됩니다.

■ '가'의 마술입니다.

이 마술은 '갱상도 사람'이 아니면 따라하기가 어렵긴 합니다. 이는 갱상도 특유의 '고저' 때문입니다. 서울말은 '고저' 아닌 '장단'이 특징이란 거 아시지요?

요술쟁이는 '가'입니다. '↗'(목소리 올림)와 '↘'(목소리 내림)만 잘 구별하면 됩니다.

가황 나훈아는 아니지만, "자! 가보입시더!"

편의상 나무위키에서 따왔습니다.

▶ 아래 예시는 위의 그림에 맞춤

1] '가↗가↘ 가↗가↘?'(그 아이가 그 애가? 또는 갸가 갸가?)

2] '가↗가↘ 가↘가↗가↘?'(그 아이가 가 씨가? 또는 갸가 가(성)가가?)

3] '가↘가↗가↘ 가↘가↗~'(가 씨가 가서~ 또는 가(성)가가 가서~)

4] '가↗가↘ 가↗가↘가↗'(그 아이가 가져가서)

5] '가↗! 가↗가↘ 가↗가↘!'(가라! 가서 가져가라!)

갱상도 사투리에 '아이'를 '아'로 쓰고, '가져오다'도 '가오다'로 줄어씁니다.

따라서 '가'란 음절이 갖고 있는 의미가 표준어에 비해 엄청 많지요. '가'만 잘 나열하고 갱상도 특유의 높낮이 억양만 바꿔주면 흥미로운 문장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외에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습니다.

1) 가라(Go)!=가!(가↗↘)

2) 걔?(그 아이?)=가?(가아↗?)

7) 그 아이가?=가가?(가↗ 가↘?)

3) 그 아이가 그 아이였어?=가가 가가?(가↗가↘가↗가↗?)

4) 그 아이가 그 아이였구나=가가 가가~(가↗가↘가↗가↘)

5) 가가(賈哥, 가씨 집안)다=가가(가→가→다)

6) 성이 가 씨냐?=가가가?(가→가↗가↘)

7) 성이 가 씨인 사람이 가라!=가가가 가!(가-가↗가↘가→)

8) 그 아이 성이 가 씨냐?=가가 가가가?(가아→가→가→가↗가↘)

9) 그 아이가 성이 가 씨란 그 아이냐?=가가 가가(라는) 가가?(가↗가↘가→가→가→ 가↗)

10) 그 아이 성이 가 씨인 그 아이냐?=가가 가가(인) 가가?(가↗가↘가→가(인)→가↗ 가→)

11) 가져 가라!=가 가!(가→가가)

12) 가져 가서=가 가가(가아→가→가→)

13) 그 아이가 가져 가서=가가 가 가가(가↗가↘가↗ 가↘가→)

14) 성이 가 씨인 아이가 가져가서=가가(인) 가가 가 가가(가→가(인)→가↗가→, 가→가→가)

15) 그 아이가 그 곳에 가서=가가 (그 곳에) 가 가가(가↗가↘가→가→가↗)

※ 참고
- '씨(氏)'는 남을 높이는 말이고, '가(哥)'는 나를 낮추는 말로 씁니다. 따라서 남의 성을 말할 땐 성 뒤에 '씨'를 붙여 예의를 표하고, 자신의 성을 말할 때는 낮춰 '가'를 붙이는 것이 예의로 통합니다. 이를 잘 모릅니다.

예를 들어 정기홍 기자가 자신의 성을 말할 땐 "저는 정가입니다'로 자기를 낮추는 게 맞고, 정 기자가 상대방의 성을 물을 땐 "심씨 아니신가요"로 하는 게 예의상 맞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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