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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양산 보강고 교사 김호준 시인, 시집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 펴내

평생 문학청년으로 살아온 현직 국어 교사의 비망록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6.21 21:59 | 최종 수정 2022.06.22 00:46 의견 0

경남 양산시 보광고교 국어교사인 김호준 시인이 시집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트임9, 191쪽, 1만 6000원)을 펴냈다.

김호준 시인은 “이 책은 평생 문학청년으로 살아온 국어교사의 비망록”이라고며 “작가에겐 스스로의 삶에 대한 보답으로, 또한 바람직한 국어 교사의 삶에 대한 보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 시집이 자신의 무모함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라고. 무작정, 가슴을 저미는 일들과 떨쳐버릴 수 없는 기억들을 붙들어 그대로 시에 담기 시작한 것들의 모음”이라고 말한다.

김호준 시인은 “지난겨울, 느닷없이 심장에 이상이 생겨 사경을 헤맨 뒤 퇴원을 하면서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 지금까지 써온 시를 모두 묶어 시집을 내야겠다는 거였다”면서 “내가 쓴 시에는 수많은 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겁쟁이, 이중인격, 공황장애, 폭력성, 무관심, 외로움, 자상함, 정의, 비겁, 호색, 순정, 구도 그리고 모범 교사, 나쁜 교사, 좋은 남편, 나쁜 남편, 좋은 아빠, 나쁜 아빠, 좋은 아들, 나쁜 아들….”라면서 이 시집이 자신의 무모함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라고 강조한다.

1부 ‘시집에서 시가 흐르면’에는 시인의 작가세계를 느끼게 하는 14편의 시가 담겨 있다. 2부 ‘무례한 속삭임’에는 세상을 적극적으로 바라보면서 다가오는 안타까운 마음이 23편의 시에 들어 있다.

이어 3부 ‘블랙박스’에는 실생활의 단면들이 12편의 산문시로 예리하게 포착되어 있다. 4부 ‘청소년 하나’에는 교사로서의 소명의식이 가슴 뭉클하게 담겨 11편의 시에 녹아 있다. 5부 ‘백석 시를 다 읽지 못하고’에는 만물을 어느 정도 관조하려는 심정이 12편의 시를 통해 눈물처럼 녹아 있다.

김호준 시인은 경상국립대(GNU)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2013년 '한국교육신문사'의 교단수기 공모에 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어 2015년 제2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 대상(총무원장상)을 수상했다. 2017년 장편 성장소설 '디그요정', 2020년 현직 교사의 좌충우돌 교실 이야기 '울지 않는 아이'를 펴냈다. 2022년에는 '글로벌경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차가운 방'이 당선됐다.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

벚꽃 피면

작천정 벚꽃길에 파묻혀

입가에 꽃잎 묻혀가며 막걸리를 마신다

말매미 울어 잠 깨우면

시집 펼쳐 들고 가슴에 물여울을 만들어 발을 적신다

은행잎 노랗게 물들면

가던 길 멈춰

제일 좋은 놈으로 다섯 장을 줍는다

눈 내리면

다시 아이 되어

집 밖으로 달려 나가 눈꽃을 이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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