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난리] "침착하게 버텨, 그리고 창문 깨!" 서울 신림동 반지하의 기적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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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 01:05 | 최종 수정 2022.08.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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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8일 밤, 고립무원의 시민들을 구한 의인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SBS는 8일 저멱 뉴스에서 8일 밤 폭우에 침수된 반지하에 갇힌 29살 이승훈 씨를 구출하려는 시민들이 모습을 영상으로 보도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시민들은 “밑에 잠금장치 열어, 불빛 보고 오면 돼. 이거 (창문) 깨야 돼요. 뒤로 비켜봐요”라며 반지하 창문에 휴대전화 라이트를 비춘다.
또 다른 남성은 “차에서 차창 깨는 것 좀 가져다줘요”라고 말하며 반지하에 갇힌 이씨에게 “조금만 버텨. 침착해, 침착하게 있어. 조금만 기다려”라고 안심을 시켰다. 당시 방안에는 빗물이 이 씨의 얼굴까지 차오른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후 다른 남성이 소화기 추정 물체로 물속에 잠긴 창문을 수차례 쳤고 깨진 창문 사이로 이 씨가 구조됐다.
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이씨를 안으며 위로했고 주변 시민들은 “아 됐다, 살았다”라며 박수를 쳤다.
이 씨는 SBS를 통해 “30분 정도만 더 있었으면 저 아마 이 세상에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빗물이 종아리
이 씨를 구조한 은석준 씨는 "사람 소리가 들려 반지하의 방 호수를 확인하려고 주택 안으로 헤엄쳐 갔다"고 말했다.
이웃 박종연 씨는 이미 다른 반지하 집에서 2명을 구한 뒤 황급히 담벼락을 넘어와 구조에 동참했다. 박 씨는 “방범창 깨고 여기 먼저 구하고, 여기 아가씨 구하고, 그다음에 저쪽으로 가서 저쪽도 갇혔다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소화기를 들어 유리창을 깼던 또 다른 의인 김진학 씨는 이 과정에서 손을 다쳐 세 바늘을 꿰맸다.
이 씨는 “저도 항상 남한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