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꽃이 피는 시절이지만, 농사가 시작되는 철입니다.
이맘 때 농촌에서는 겨우내 팽개쳐두었던 논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5월 벼농사 채비를 하는 것이지요. 가장 먼저 하는 게 논의 가장자리에 두둑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모내기 물을 가두기 위한 것입니다. 논둑은 겨우내 얼었다 녹아 헐기도 하고, 들쥐들이 논둑에 구멍을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말인 지난 6일 경남 진주시 진성면에 들러 논둑 만드는 작업 광경을 취재했습니다. 며칠 전 오랜 가뭄 끝에 비가 흠뻑 내리자 곳곳에서 논두렁 만드는 작업을 하는 트랙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 들녘의 정취입니다.
논두렁은 물이 괴도록 논의 둘레를 흙으로 둘러막은 두둑입니다. 모내기를 하기 전에 물을 채워 두기 위한 작업이지요. 벼농사의 필수 작업 중 하나로 벼농사의 시작입니다.
기계화가 안 됐던 옛날에는 농업인이 일일이 삽 등으로 수작업을 했습니다. 겨우내 허물어졌던 논둑을 흙과 돌덩이로 메우고 쌓은 뒤 두둑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아래 사진은 논두렁 조성기가 작업을 하면서 작은 로타리로 진흙으로 만들고, 회전다짐판으로 두둑을 단단하게 다져주는 모습입니다.
논두렁 만들기 작업은 먼저 로타리로 논을 갈아 놓고서 하기도 하고, 논두렁 조성기에 로타리를 장착해 논을 갈면서 다지는 작업을 동시에 하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인근 다른 곳에서 논두렁 조성 작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논두렁 만드는 작업은 봄비의 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겨우내 마른 흙은 봄비가 내린 뒤 수분을 머금게 되지요.
따라서 논의 흙이 너무 질거나 너무 퍽퍽하면 논두렁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작업하던 농업인은 "흙에 물이 많거나 적으면 논두렁 형성이 잘 안 된다"고 설명하더군요.
두 농업인의 작업을 취재해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독자분들은 궁금한 게 있을 겁니다. 논두렁 작업기 가격입니다.
기자도 궁금해서 물었더니 5백만원 이하라고 하더군요. 1년에 딱 한번 쓰는 기계라 이웃 몇 농가가 갹출해서 구입합니다.
위의 두 논두렁 작업기는 몇 년 전의 제품이고 요즘은 더 개량돼 나온답니다. 요즘은 농기계 임대사업소가 생겨 사지 않고 빌리는 편인데 하루 2만~3만원입니다. 그리 비싸지 않네요.
다음은 작업 동영상입니다. 사진에서 이해가 덜 됐다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동영상은 논 바닥을 가는 로타리를 장착하지 않은 것이고, 아래 동영상은 로타리를 장착해 동시에 논을 갈면서 둑을 다지는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