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도시 꿈 실은 스페이스X '스타십'…이륙은 성공, 32㎞ 날아오르다 폭발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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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01:08 | 최종 수정 2023.04.2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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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화성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개발한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시험발사에서 이륙에 성공했으나 4분 후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로 끝났다. 이 우주선은 머스크가 선언한 ‘화성 개척’의 핵심이다.
스페이스X는 20일 오전 8시 33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밤 10시 33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발사장인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완전체로 조립한 스타십이 첫 비행을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발사 3분 59초간 시속 2123㎞로 고도 32㎞에 도달했지만 단 분리를 하지 못하고 공중폭발했다.
스타십은 텍사스 발사장을 출발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약 90분 후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의 태평양으로 낙하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는 실패 원인에 대해 "슈퍼헤비를 구성하는 엔진 중 일부가 점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일단 파악했다. 스타십 발사 중계팀은 "로켓을 가동하는 33개 랩터 엔진 중 3개가 꺼진 것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음 비행 시험을 위해 나아갈 것이고 오늘 시험 발사는 스타십의 안전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엔진 점화가 실패했지만 실효성을 의심 받던 슈퍼헤비가 폭발 전 32㎞ 상공까지 날아오른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머스크는 시험발사 실패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페이스X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뒤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앞서 지난 17일 가압 시스템 밸브에 문제가 발견되며 발사가 미뤄졌었다.
이 우주선은 ‘슈퍼헤비(1단)’로 불리는 로켓과 우주선 겸 로켓인 ‘스타십(2단)’으로 이뤄졌다. 이 둘을 합친 높이는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큰 120m다.
1·2단 조립 스타십이 이륙한 것은 지난 2019년 8월 엔진 1기로 구성된 초기 발사체가 처음으로 수직상승 비행(고도 150m)에 성공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2021년 5월에는 3개의 엔진을 장착한 스타십 시제품이 고도 10㎞까지 오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33개 랩터 엔진으로 구성된 스타십의 추력은 7500t급이다.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의 추력보다 여섯 배 이상 강하다.
스타십에는 최대 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유인 우주선은 4~6명이 한계였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1월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세우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스타십은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 이 원료를 사용하면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현지에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
스타십은 이를 달 착륙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스페이스X와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쓴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했다.
한편 스타십은 로켓과 우주선 모두 지상과 해상의 발사대에 역추진 방식으로 착륙해 재활용이 가능하다.
■ 다음은 화성 거주지 계획 상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