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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여인네의 빨간 입술같은 6월의 열매, 앵두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6.01 15:24 | 최종 수정 2023.06.08 01:28 의견 0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입니다. 얼마나 고우면 '앵두같은 입술'이라고 했겠습니까?

지천에 고운 꽃이 많은 요즘이라, 독자들께서 특별히 아끼듯 보시라고 한 장만 올립니다. '풍족과 실컷'보다 '모자람과 아쉬움'을 택했습니다. 며칠 전 급히 가던 길에 한 장만 찍고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후에 갔더니 익어가던 앵두는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앵두는 6월에 익어가니 아마 지금쯤 시골마을의 장독대나 아파트 단지에 심어진 앵두나무 여기저기에선 울긋울긋 익어갈 겁니다. 아쉽다면 어서 찾아보시기를.

막 익어가는 앵두 열매. 먼저 익는 것은 연분홍색, 아직 익지 않은 열매는 연초록색이다. 완전히 익으면 빨간색을 띠어 색이 예쁘다. 정창현 기자

앵두는 지금인 6월 상순~중순에 붉게 익어갑니다. 빨갛고 광택이 나지요. 맛은 새콤달콤(신맛과 단맛)합니다.

앵두는 한자로 앵도(櫻桃)라도 하는데 앵두나무 앵(櫻), 복숭아나무 도(桃)입니다. 차하리(車下梨), 함도(含桃)라고도 한다네요. 생김새가 앙증맞게 작은 복숭아처럼 생겨서 복숭아 도자를 쓰나 봅니다.

앵두의 원산지는 중국과 유럽인데 중국, 한국, 일본에서 자랍니다. 동양종은 열매의 직경이 1.5cm로 아주 작고, 서양종은 알이 굵고 품질도 좋습니다. 마트의 식품점에 많이 나와 있는 체리로 생각하면 됩니다. 양앵두라고 합니다. 다만 앵두는 앵두나무 열매이고, 체리는 벚나무의 열매입니다.

그런데 앵두가 고려시대 때부터 제사에 올리는 공물(供物·신에게 바치는 물건)로 썼다고 합니다. 조상들께 드리고 싶을 정도로 예뻐서 올리는 게 아닌가 싶네요.

약재로도 사용됩니다.

폐의 기능을 도와 가래를 없애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합니다.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혈색을 좋게 한다네요. 또 수분의 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붓는 부종을 치료하는데 좋고, 동상에 걸렸을 때 즙을 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포도당과 과당이 주성분이며 지방, 섬유소, 회분, 칼슘, 인, 철분, 비타민(A·B1·C) 등도 들어있습니다.

또 사과산, 시트르산 등 신맛의 유기산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 좋지요.

붉은색을 내는 색소인 안토시안이 함유돼 있어 혈중의 중성지방을 낮추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높여 대사증후군을 낮춰줍니다. 식이섬유소인 펙틴이 들어 있어 대장운동을 원활하게 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네요.

그냥 따서 주전부리로 날로 먹지만 주로 젤리·잼·정과·앵두편·화채·주스를 만들어 먹습니다. 소주와 설탕을 넣어 술을 담그는데 피로를 풀어주고 식욕을 돋워줍니다.

완전히 익은 앵두 모습. 깨물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영롱하게 예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앵두를 꿀에 재워 두었다가 오미자 냉차를 마실 때마다 2~3알씩 띄워 먹으면 모양도 예뻐 눈이 즐겁고, 새콤달콤한 맛이 나 궁합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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